HMM이 지난해 3조원이 훌쩍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한 가운데 민영화 작업은 한층 불투명해진 모양새다. HMM은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던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11일 HMM은 매출액 11조7002억원, 영업이익 3조5128억원의 2024년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9.3%, 영업이익은 500.7%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3조7807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30%에 달해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지난해 해운 시장은 홍해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 간 물동량 증가로 전 노선에서 운임이 대폭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컨테이너선 운임 시황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24년 평균 2506포인트(p)를 기록했다. 2023년 평균(1005p) 대비 149% 증가한 수준이다.
HMM은 이러한 시장 환경을 활용해 수익성 극대화에 나섰다. 지난해 1만3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신조 컨테이너선 12척을 도입하고 미주 항로에 투입했다.
또 멕시코 신규 항로(FLX)를 개설하며 글로벌 운송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항로 및 지역별 수급 변화에 맞춘 최적의 운송 서비스망 구축을 통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다만 올해는 미국의 보호관세 정책으로 인한 무역 갈등 심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속화 등의 불확실성이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HMM은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과 전 세계 교역 위축 가능성도 제기되며 해운업계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HMM은 친환경 선박 도입을 지속 중이다. 회사에 따르면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9척을 비롯해 LNG 추진선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특히 대서양, 인도, 남미 등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신규 서비스를 확대하며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을 밝혔다.
일각에선 HMM의 호실적에 더해 오는 4월 정부의 HMM 보유 지분이 더욱 확대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몸값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있다. 앞서 2023년 당시 몸값이 6조~7조 원 수준이었지만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이 많지 않았던 만큼 매각 재개 시점은 물음표로 남게됐다.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오는 4월 7200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CB)에 대해 주식 전환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대상 주식 수는 1억4400만주, 주당 전환가액은 5000원으로 산은과 해진공의 합산 지분율은 현재 67.1%에서 주식 전환 후 71.7%로 상승하게 된다.
HMM 관계자는 "지난해 발표한 2030 중장기 전략을 기반으로 선대 확장, 포트폴리오 다각화, 친환경 규제 대응, 디지털라이제이션 등 종합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양호연기자 hy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