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기업들의 작년 북미 시장 매출이 1년새 2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미국 트럼프 정부가 관세를 본격적으로 적용할 경우 반도체, IT·전기전자, 자동차 업종에서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나온다.
11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작년 3분기 보고서를 제출하고 북미 지역 매출을 별도 공시한 100개사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북미 매출은 작년 3분기 313조5231억원으로 1년 새 19.5%(51조2516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북미 매출 비중은 25.2%에서 28.1%로 2.9%포인트(p) 상승해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 분야 매출 증가가 가장 두드러졌다. 이 업종에서 지역별 매출을 공시한 12개 기업의 북미 실적은 114조2517억원으로 1년 전보다 42.7%(34조1871억원) 늘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2023년 3분기 미국 매출액 9조7357억원(전체 매출의 45.4%)에서 작년엔 27조3058억원(전체 매출의 58.8%)으로 3배 가까운 성장을 보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작년 미주 지역 매출이 84조6771억원으로 이 기간 24.0% 증가했고, 미주 비중은 37.6%로 1.9%p 올랐다.
효성중공업과 LS일렉트릭의 북미 매출도 늘어났다. 효성중공업은 해당 기간 2795억원에서 4397억원으로 57.3%, LS일렉트릭은 6843억원에서 7687억원으로 12.3% 증가했다.
자동차 업종 역시 북미 시장에서 매출이 늘었다. 북미 지역 매출을 별도 공시한 23개 자동차 기업의 2023년 114조3563억원에서 지난해 129조4360억원으로 13.2%(15조797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자동차 업종의 전체 매출 증가율 4.8%의 3배 수준이다.
완성차에서는 현대차 57조3826억원으로 17.0%(8조3317억원), 기아는 48조9473억원으로 12.0%(5조2228억원) 늘었다. 자동차 부품사의 경우 성우하이텍은 북미 매출이 36.2% 증가했으며 서연이화(33.7%), 현대모비스(8.1%) 등도 높은 성장을 보였다.
반면 2차전지 업종은 북미 매출이 8조724억원에서 6조2191억원으로 23.0% 감소했다.
이 밖에 조선·기계·설비, 석유화학, 철강, 유통 업종 순으로 북미 매출이 감소했다. 중 조선·기계·설비 업종은 7171억원(-7.7%), 석유화학은 7005억원(-7.7%)이 각각 줄었지만 이들의 글로벌 전체 매출액은 4.3%, 4.4%씩 늘었다.
현재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이 보유한 북미 지역 종속기업 수는 1886개이며 미국 1633개, 멕시코 124개, 캐나다 129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