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세탁건조기 제품의 LG전자 제품보다 소비전력이 더 우수해 1년 전기요금도 23%가량 차이가 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작년 3월 세탁건조기 시장을 뜨겁게 달군 '소비전력' 여론전 1년 만에 삼성전자 제품이 우위로 판명난 셈이다.
다만 세탁 성능 부문에서는 LG전자 제품이 삼성전자 제품을 앞선 것으로 평가돼 본격적인 웨딩 시즌을 앞두고 양사간 마케팅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삼성·LG전자의 일체형 세탁건조기인 비스포크 AI 콤보(모델명 WD25DB8995BB),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모델명 FH25EAE) 품질비교 결과에서 세탁성능·소요시간·연간전기요금 등 품질·성능, 경제성, 부가기능, 가격 등에서 차이를 보였다.
조사 결과 원스탑 코스에서 삼성전자 제품의 소비전력량은 1160Wh, LG전자 제품은 1432Wh 수준으로 제품 간 최대 272Wh 차이가 있었다. 이는 LG전자 제품이 삼성전자 제품에 비해 약 23% 더 많은 전기를 사용한다는 의미다. 단독 건조에서도 삼성전자 제품은 978Wh, LG전자 제품이 1114Wh로 차이를 보였다.
연간 전기요금은 삼성전자 제품이 최대 9000원 저렴했다. 원스톱 코스는 삼성전자 3만9000원, LG전자는 4만8000원이었고 단독 세탁·건조코스 이용시엔 삼성전자 4만원, LG전자가 4만6000원이었다. 원스톱 코스의 경우 LG전자가 23% 더 많이 내는 셈이다.
이는 세탁기 관련 '효율관리기자재 운용규정에 따른 것으로(연 210회 기준, 1kwh당 160원)으로, 한국소비자원은 가정 내 총 전기사용량과 사용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LG전자는 작년 3월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 출시 당시 '국내에 판매 중인 동종 세탁건조기의 건조 소비전력이 1000W를 훌쩍 넘는 것과 달리 트롬 워시콤보의 건조 소비전력은 570W에 불과하다'고 홍보했고, 이에 양사간 여론전이 심화된 바 있다.
소요시간은 제품간 최대 30분 수준의 차이가 있다고 공개했다. 삼성전자 제품은 원스톱·단독 세탁코스에서 약 10분, 단독 건조코스는 20분 정도 LG전자 제품보다 짧았다. 단독 건조의 경우 삼성전자 제품은 1시간37분 걸린 데 비해, LG전자 제품은 1시간59분이 걸려 22분의 시간 차이를 보였다.
세탁 성능은 LG전자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표준코스 기본 설정 조건에서 같은 제조사 드럼세탁기와 세탁성능을 비교·평가한 결과 삼성전자 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1%p, LG전자는 4%p 수준으로 품질이 개선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일체형 세탁건조기 2개 제품간 세탁성능을 비교하면 LG전자 제품이 3%p 높아 상대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물 사용량은 삼성전자 제품의 경우 원스톱 코스(106L)가 단독 세탁·건조코스(83L)보다 20L 이상 많았다. 반면 LG전자 제품은 원스톱 83L, 단독 세탁·건조가 84L로 비슷했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원스톱 코스의 물 사용량도 단독 세탁·건조 수준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부가 기능의 경우 삼성전자는 세탁이 완료된 후 건조가 시작되기 전에 건조에 적합하지 않은 옷감을 꺼낼 수 있도록 제품 동작이 일시 정지되는 건조 준비기능과, 코스 종료 후 자동 문 열림 기능이 있었다. LG전자 제품의 경우 제품 하단에 소용량 세탁 용도의 미니워시를 별도 구매해 결합이 가능했다.
작년 8월 오프라인 구입가 기준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는 410만원, LG전자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는 425만9000원이다. 한국소비자원은 두 제품 모두 안전성은 이상 없었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삼성전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삼성전자 제공
LG전자 트롬 오브제콜렉션 워시콤보 트루스팀(오른쪽)과 미니워시까지 결합한 제품. LG전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