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중국 칩 챔피언의 눈덩이 성장, 한국 아성을 위협하다'는 기사를 통해 CXMT가 900억 달러(약 130조원) 규모 D램 시장에서 작년 기준 점유율을 5%로 늘렸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중국 컨설팅업체 첸잔 자료를 활용했다.
정창원 노무라 아시아리서치 공동 대표는 FT와 인터뷰를 통해 "CXMT의 부상으로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저가 시장에서 중국 제품이 넘쳐나는 새로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술 우위 문제가 아니라 물량의 문제"라며 "특히 삼성은 공급과잉과 칩 가격 하락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CXMT가 설립되던 2016년만 하더라도 중국은 서버, 컴퓨터, 모바일 기기 등에 사용되는 D램 칩을 자체적으로 생산할 능력이 없었다. 하지만 알리바바와 베이징 국영 펀드 등의 투자로 이 회사는 3년 뒤인 2019년 당시 기준 최신 D램 제품인 DDR4 칩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노무라는 CXMT가 DDR4 생산량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2022년 월 7만장이던웨이퍼 생산이 2024년 말 월 20만장으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는 D램 시장의 15%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중국 D램 제조사의 물량 공세로 범용(저가형) D램 칩 가격이 하락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FT는 짚었다.
댄 허치슨 테크인사이트 부회장은 "시장 점유율이 커질수록 생산량이 늘어나고 수율이 높아지며 비용은 낮아진다. 다시 시장 점유율이 높아진다"며 "1980~1990년대 한국이 메모리 부문에서 일본을 밀어낸 것도 이런 방식이었고 비슷한 일이 한국에서도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FT에 따르면 CXMT는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용 공장을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CXMT의 HBM2(2세대) 생산은 엔비디아에 품질 인증을 받는 데 고전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압박을 더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도 저사양 HBM 시장에서 추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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