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 증인 출석해…"선포 1~2분전 비서실장에게서 '계엄' 얘기 들어"
"尹, 작년 3월말~4월초 '안가 모임'서 '비상 조치' 언급…계엄 생각 못했지만 '부절적' 말려"
'충암고' 이상민은 "국무위원들 반대 안한 것" 주장
"尹, 작년 3월말~4월초 '안가 모임'서 '비상 조치' 언급…계엄 생각 못했지만 '부절적' 말려"
'충암고' 이상민은 "국무위원들 반대 안한 것" 주장
지난해 4월 총선 직전부터 윤 대통령이 '비상한 조치'를 언급했다고도 했다. 다만 '계엄 암시'인 줄은 몰랐으며 대통령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장관에게 "유의깊게 잘 모시라"고 했단 입장이다. 장성 출신으로서 군의 정치개입에도 반대했다.
신원식 안보실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헌재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지난해 12월3일 밤 계엄선포 직전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자신을 비롯한 수석비서관들이 윤 대통령을 말리는 "급박한 상황"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회 탄핵소추위원 대리인단은 "당시 윤 대통령을 만나 '무슨 비상계엄입니까' 말했는지"를 물었고 신 실장은 긍정한 뒤 "1~2분 전 비서실장에게 계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논리를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며 본능적으로 반대했다고 밝혔다.
국회 측은 또 '2024년 3월말~4월초 삼청동 안가 만찬에 김용현 당시 대통령 경호처장, 조태용 국가안보원장, 여인형 당시 국군방첩사령관 등과 함께 참석했는지' 물었고 신 실장은 "그렇다"고 했다. 제22대 총선 공식선거운동 기간 모임을 가졌던 것.
이어 "피청구인(윤 대통령)이 '정상 정치가 굉장히 어려워졌다'고 하면서 '비상한 조치를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는지" 질문에 그는 "정확한 워딩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런 취지 말씀을 했다"며 "(그 의미로) 계엄까진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절 보고 말씀하셨다"면서 "역사관, 국내 정치, 우리 국민 정치 의식을 고려할 때 그런 게 썩 적절한 방법이 아니라고 말했다"며 "법적 문제를 떠나 어떤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좋은 해결책은 아니란 취지로 말렸다"고 밝혔다.
또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에게 "(대통령이) 그런 말씀(비상조치 등)을 안할 수 있게 유의깊게 잘 모셔라"라고 조언했다고 했다. 신 실장은 육사 3학년 재학 중이던 1979년 10·29 사태를 겪어 '군의 정치 개입은 안 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안가 모임'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신 실장은 모임 4달여 뒤 후임자로 김 전 장관이 지명되며 교체가 예고됐다. 공교롭게도 충암고 선후배인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여인형 전 사령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계엄 관련 요직에 자리하게 됐다.
신 실장은 계엄선포 직후 상황에 관해선 "비서실장과 함께 국무회의가 열렸던 대접견실에 들어가 한덕수 국무총리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분들(국무위원)도 경황이 없었는지 '큰일 났다'는 말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새벽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한 이후 상황에 대해선 "TV를 보니 의원과 요원, 시민이 섞여 있는 것 같아서 빨리 해제해야 우발 사태가 안 날 것 같았다"며 "대통령에게 '빨리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해제하자' 말하니 대통령이 바로 승인했다. '대통령이 제2 계엄을 생각한 게 아니'라고 '제 나름대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거대야당 폭주에 경종을 울리려 했단 윤 대통령의 주장엔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비상계엄을 온몸으로 막을 생각은 안 했냐'는 국회 측 물음엔 "비상계엄이 위헌·위법하단 프레임에서 말하는 것 같다"며 "비상계엄은 헌법에 기재된 대통령 권한이고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인데 온몸으로 막는다는 건 난센스"라고 주장했다.
이어 "솔직히 말하면 온몸으로 막아야 하는 것은 무차별 탄핵으로 국정을 혼란시키는 대상"이라며 야당을 비난했다. 국무회의를 불인정한 한덕수 총리 등과 달리 "그 자리에 있던 국무위원들은 국무회의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단 것"이라고도 했다.
이 전 장관은 자신의 행적 의혹엔 모호한 답변을 했다. '계엄 선포 후 윤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가 적힌 문건을 직접 건넸고, 이 전 장관이 조지호 경찰청장과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전화해 지시를 하달했다'는 검찰 수사기록을 부인했다.
12·3 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 쪽지는 봤지만' 윤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적 없고, 소방청장에게 단전·단수를 지시하지도 않았다"며 "행안장관에겐 소방청장을 지휘하거나 지시할 권한이 전혀 없다"고 주장해 내란죄 구성요건을 회피한 모양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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