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체율 최대 33.3%p 증가
고환율 탓 상반기도 상승세 전망
취약부문 선제적 관리 강화 방침
고환율 탓 상반기도 상승세 전망
취약부문 선제적 관리 강화 방침
은행들의 기업대출 부실이 경제뇌관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4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기업대출 연체율이 모두 오르며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높게 나타났다.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지만 당장의 큰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은행들에게 기업대출에 대한 경고를 날리기도 했다.
11일 4대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대출 연체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은행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이 뒤를 이었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도 하나은행이 제일 높았지만 증가 폭은 우리은행이 가장 컸다.
하나은행의 작년 기업대출은 전년말보다 2.6% 늘어났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전년대비 13.8%포인트(p) 오른 0.33%,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전년보다 18.4%p 증가한 0.45%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기업대출은 9.0% 증가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전년대비 33.3%p 증가한 0.32%로 집계됐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전년대비 37.9%p 늘어난 0.40%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 증가 폭은 전반적으로 크게 확대됐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기업대출은 전년대비 6.6% 증가했다. 작년 기업대출 연체율은 0.30%로 전년대비 0.11%p 상승했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40%로 전년대비 0.15%p 늘었다.
4대은행 중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이 가장 낮았다. 신한은행의 작년 기업대출은 전년말 대비 12.5% 확대됐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전년 대비 0.02%p 오른 0.29%를 기록했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전년대비 0.05%p 오른 0.37%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기업대출 중 중소기업 대출은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대출 영업을 축소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연체율 상승세는 고환율, 내수침체 등 영향에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소 제조법인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지난해 1분기 65에서 4분기 56까지 하락하며 2014~2023년 평균치(69)를 크게 밑돌았다.
기업대출 부실이 커지자 금융당국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감원은 대기업 중에서 업황이 저조하거나 재무구조가 취약한 그룹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해 경제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기업 신용 관리에 더욱 보수적으로 임하겠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전날 '2025년도 업무계획'을 통해 "실물경제 부실이 금융권 전체로 확산하지 않도록 기업부채 등 취약 부문에 대해 선제적 관리를 강화하고, 금융회사 손실흡수 능력 제고 등 건전성 제도의 강화와 정교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들의 건전성 관리 강화도 주문했다. 이 원장은 "대출동향, 채권발행 등 기업 자금조달 실태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라"며 "2024년도 결산시 금융회사가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유도해 내수부진, 부동산 침체에도 자금공급 기능이 위축되지 않도록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라"고 말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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