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가 취약하거나 주주수익률(TSR)이 낮은 상장사는 밸류업 공시를 하더라도 밸류업 우수기업을 대상으로 한 표창은 받을 수 없게 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직전년도 1월부터 12월까지 유가증권, 코스닥시장 상장기업 중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기업을 대상으로 우수기업을 선정한다. 올해는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후 평가 첫 해임을 감안해 내달 31일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평가는 3단계로 진행된다. 1차 정량평가에서는 TSR, 주가순자산비율(PBS), 자기자본이익률(ROE)을 평가하고 지배구조 일정등급 이하 기업은 탈락 처리한다. 한국ESG기준원 지배구조 등급상 C등급(취약)·D등급(매우 취약)이 이에 해당한다.
정량평가 지표로 TSR, PBR, ROE를 채택한 이유에 거래소는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기업의 주주 수익성, 시장평가, 자본효율성을 대표할 수 있는 평가지표로 선정했다"며 "PBR, ROE는 수치(값)와 증분을 평가하고, TSR은 그 자체가 일정 기간 중의 변동 값임을 감안해 증분은 별도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차 정성평가에서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의 충실성과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평가한다. 특히 기업 가치 제고 노력 중에서는 지배구조도 평가하는데, 이에 대해 거래소는 "상장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주요 과제로 지적돼 온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은 기업 지배구조 등급, 주주권리 존중·훼손 사실 여부 등에 따라 평가점수를 차등 적용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국ESG기준원의 지배구조 등급이 없는 기업은 한국ESG기준원에 별도 평가를 의뢰해 등급 산정 후 반영할 예정이다. 거래소는 "평가 의뢰를 통해 산정된 등급은 공표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밸류업 우수기업 선정 목적으로만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차 정성평가에는 공정성 확보를 위해 다수의 외부 금융투자업계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평가단이 참여하고, 3차 종합평가는 기업 밸류업 자문단이 수행한다.
거래소는 이번 기준을 토대로 '밸류업 우수기업 선정 지침'을 제정하고, 오는 5월 우수기업 10개사를 선정해 표창할 계획이다.김지영기자 jy1008@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