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전국 주택 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2월 전국 아파트 분양 전망 지수가 평균 4.0포인트(p) 상승한 75.4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작년 1월 115.7 이후 약 1년 만에 최고치다. 지수는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산출했다.
이 지수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뒀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100을 밑돌면 시장을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사업자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을 웃돌면 그 반대 상황을 뜻한다.
전국 전망 지수는 작년 11월부터 계속 하락하다가 이달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에서는 서울(89.5→87.1, 2.4p↓)과 경기(67.6→66.7, 0.9p↓)에서 하락했다. 인천은 (73.3→76.0, 2.7p↑) 상승했다.
지방의 경우 광주 13.3p(66.7→80.0), 전남 12.5p(62.5→75.0), 대구 12.2p(64.0→76.2), 충남 11.1p(66.7→77.8), 부산 9.8p(68.0→77.8), 대전 9.2p(60.0→69.2), 경북 8.5p(73.3→81.8), 제주 7.8p(72.2→80.0), 세종 1.9p(75.0→76.9), 경남은 0.8p(68.4→69.2) 상승 전망됐다.
반면 강원 8.3p(75.0→66.7), 울산 4.5p(73.7→69.2), 전북 3.9p(85.7→81.8), 충북은 2.7p(72.7→70.0) 하락 전망됐다.
주산연 관계자는 "비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지난 달 큰 폭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로 인한 상승이 있었으나, 여전히 모든 시도의 아파트 분양 전망 지수가 기준치(100.0)를 크게 밑돌아 전국적으로 아파트 분양시장 상황이 계속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고 설명했다.
강력한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하는 가운데 비상계엄 사태 이후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 아파트 분양 사업성도 악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주택이 증가해 지난해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 물량(2만1480가구)이 2014년 7월 이후 10년 5개월 만에 최대에 이른 상황도 분양 전망이 계속 기준치를 밑돌게 하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분양 가격 전망지수(105.9)도 환율 급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4.5p 올랐다.
분양 물량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7.1p 상승한 84.6으로 집계됐다.
다만 여전히 기준치를 하회하고 있어 분양 물량이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산연 관계자는 "이런 환경에서 신동아건설 등 중견 건설사들의 부도가 잇따르며 건설사업자 수도 급감하고 있어 이 추세가 지속되면 향후 주택 공급 부족 문제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금융기관이 협력해 불합리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와 주담대 심사기준을 개선하고, 지방 미분양 주택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건설업계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짚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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