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어봅시다] 尹 탄핵심판 2말3초 선고 전망… 대권가도에 속도내는 李

입력: 2025-02-11 18:22 김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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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2심 결과 자신감 보여
비명계 "당 스펙트럼 넓혀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탄핵 찬성쪽을 중심으로 2월말이나 3월초쯤 선고가 내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여야 후보 간 대선을 염두에 둔 치열한 수 싸움이 예상된다. 최대 관심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모아진다. 윤 대통령이 파면이 되더라도 이 대표가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를 받으면 대권가도가 무산될 수 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핵심 증인의 신문 시간을 90분으로 제한하는가 하면 하루에 증인도 여러 명씩 불러 신문하고 있다. 이런 속도라면 윤 대통령의 최후 진술 등 남은 절차를 감안해도 9~10차 변론으로 다음 주에는 재판이 마무리 될 수 있다. 재판관들은 변론이 종결되면 평의를 거쳐 결정문을 작성한다. 보통 2주 내에 끝마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변론 종결 이후 11일 만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종결 이후 14일 만에 선고했다. 이 속도라면 다른 변수가 없는 한 윤 대통령에 대한 선고가 2월 말~3월 초 나올 수도 있다. 사건 접수 후 약 70~80일 만에 결론이 나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은 91일, 노 전 대통령은 63일 만에 선고가 내려졌다.

만약 윤 대통령이 파면되면 4월 말이나 5월 조기 대선이 치러질 전망이다. 헌법은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면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야권 대권 주자들은 이 시점에 맞춰 치열한 수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현재 가장 앞서 대권 가도를 달리고 있는 주자는 이 대표다. 유력 대권 주자인 이 대표는 연일 '성장론'을 기치로 우클릭 행보를 하고 있다. 전날 교섭단체 연설에서는 '잘사니즘'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꺼내며 조기 대선 청사진을 제시했다.

다만 3월에 선고될 가능성이 높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이 관건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 공장에 출연해 "3월쯤 (선고가) 나지 않을까"하며 "사실 매우 빨리 진행되는 것이고 불만 없다. 빨리 정리되는 게 좋다"고 답했다. 이어 2심 판결이 불리하게 나온다는 가정에 대해 "있을 수 없는 가정을 하나"라며 "법은 상식의 최소한인데 국민적 상식에 어긋나는 결론을 내는 경우는 손가락에 꼽는다"라며 본인의 재판 결과에 자신감을 보였다.

발언과 달리 이 대표는 재판에 대해 신경쓰는 모양새다. 앞서 이 대표 측은 지난 4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6-2부(재판장 최은정)에 공직선거법 250조 1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 받고 싶다며 위헌심판 제청을 했다. 해당 조항은 당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한 경우 처벌한다는 내용으로, 헌법재판소는 2021년 이 조항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을 한 바 있다. 재판부가 이 대표의 제청을 받아들이면 헌법재판소의 위헌 여부 결정이 있을 때까지 재판은 중단된다. 이럴 경우 이 대표는 2심 선고 전에 대선을 치르게 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 대선에 출마하게 되면 공직선거법 문제가 뜨거운 쟁점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비명(비이재명)계 대권 잠룡들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커질 경우 대권가도에 힘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명계 주자들은 이를 염두에 두고 움직임을 시작한 모양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연일 당의 스펙트럼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개헌론을 주장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전날(10일) 광주에서 "이미 '윤석열·이재명 정치 동반청산'이 시대정신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시동을 걸었다.

이들은 비명계 인사 등을 상대로 세 규합도 시작한 모양새다. 이에 지난해 4월 이른바 '비명횡사' 공천으로 낙천한 원외 인사 모임인 초일회도 대권 주자들과 골고루 접촉하며 당내 역할 찾기에 나서고 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