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조1580억원 기록…영업익 1위 달성 전망
브로커리지·IB·상품운용손익으로 실적 견인
브로커리지·IB·상품운용손익으로 실적 견인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 증가를 기반으로 상품운용손익, 투자은행(IB) 실적도 함께 개선되면서 국내 상위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등 5곳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아직 4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3분기에 이미 누적 영업이익 1조1587억원을 돌파하면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실적을 달성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 중에선 삼성증권이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2.7% 늘어난 1조2057억원,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64.2% 개선된 8990억원을 시현했다. 브로커리지 매출과 IB, 상품운용손익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증권의 뒤를 이은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도 해외주식 수익 기여도 확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수료 증가, 운용손익이 증가해 실적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1589억원을 시현했는데, 전년 대비 무려 12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또한 전년 대비 168% 늘어나 8936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실적을 견인한 건 브로커리지 수수료, 트레이딩 손익 등이다.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2023년 5518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7049억원으로 27.74% 증가했다. 이 중 해외주식 수수료가 2831억원을 기록하며 수익 비중이 40%까지 확대됐다. 전체 운용손익은 안정적인 채권운용으로 수익을 달성해 전년 대비 34% 증가한 1조1262억원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의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4.5% 증가한 1조982억원,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89.4% 오른 8349억원을 달성했다. 이 중 해외주식 약정이 전분기 대비 32.6%를 증가했는데, 수수료수익이 국내주식 수수료수익을 상회한 794억원을 기록, 전체 주식수수료수익 1451억원 중 54.72%를 차지했다.
특히 키움증권은 기업금융 수수료수익이 전년 대비 122.9% 급증했는데, 맘스터치 인스금융 리파이낸싱, 에코비트·비앤비코리아 등의 인수금융을 주선하며 인수합병(M&A) 수수료수익이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은 파생상품평가와 거래이익이 감소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줄었음에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1조548억원을 실현했다. 전년 대비 19.7% 증가한 수치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빅딜을 통해 IB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다. 이로써 메리츠증권은 2022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1조 클럽'에 들어가게 됐다.
국내 증권사의 '1조 클럽'은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2020년 미래에셋증권이 역대 처음으로 1조 클럽을 달성했고, 이후 2021년 5곳으로 늘어났다. 2022년에는 메리츠증권이 유일했는데, 그 이후에는 한 곳도 없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충당금 여파로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국내 증시는 여전히 힘든 상황이었지만, 대형 증권사는 부동산PF 충당금을 빠르게 털어내며 실적 개선세에 박차를 가했다. 여기에 해외 주식투자 열풍이 거세지면서 수수료수익이 증가했고, 금리인하 기조와 맞물리면서 채권 운용손익이 늘어나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주식 투자자가 급증하고 해외거래대금이 크게 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이 급증했다"며 "해외주식 열풍이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바, 대형사들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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