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서 미리 만든 집을 레고 블록처럼 쌓아 조립해 완공하는 '모듈러 주택(투시도)' 공법이 건설업계에서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모듈러 주택' 공법은 기존 건축 방식에 비해 인건비, 공사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모듈러 주택' 공법은 집의 기본 골조와 벽면을 갖춘 모듈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으로 옮겨 설치·결합하는 방식이다. 기초 공사 후 철근 콘크리트로 짓는 일반적인 건축 공법과 달리, '레고(장난감 블록)'을 조립하는 과정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현상 등으로 인해 지방도시 소멸 위기가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이에 대한 해법으로 모듈러 등 '탈현장 건설(OSC)' 공법이 적극 활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제철, GS건설의 모듈러 주택 전문 자회사 자이가이스트(XiGEIST) 등은 모듈러 공법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제철은 기존 사업장에서의 모듈러 샘플 제작 방식 및 실제 구현에 한계가 있었던 만큼, 'H-모듈러랩'에서 신규 건축기술을 실제 적용한다. 설계·제작·운송·설치 등 전 과정을 수행해 기술 안정성을 제고하겠다는 목표다.
GS건설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는 '프리패브(Prefab)' 공법을 활용해 모듈러 단독주택을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이 기업이 공급하는 모듈러 주택은 구조체를 공장에서 생산해 균일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고, 현장 공정을 최소화해 빠르면 2개월 내(설계 및 인허가 기간 제외)에 공급이 가능하다. GS건설 아파트 브랜드 '자이(Xi)'의 설계 및 시공 기술, 인테리어 콘셉트에 적용이 가능하다.
업계 밖에서는 삼성·LG전자가 모듈러 공법을 채택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 최대 모듈러 건축물 제작 전문 회사와 업무협약을 맺었고, LG전자는 작년 이 공법이 적용된 상품을 본격 출시했다. 첨단 IoT 기술과 자사 전자 기기를 융합한 소형 주택을 앞세워 B2B시장 공략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가전업계에서도 '스마트 모듈러 주택' 사업 경쟁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 건축시장 규모는 2022년 1757억원에서 2023년 8000억원대로 1년 만에 약 4배가량 급증했다. 오는 2030년에는 2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회에서도 공업화 주택의 법적 용어 변경 및 인센티브 제공 등을 전면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공업화 주택은 공장에서 주택의 일정 부분을 사전 생산해 이를 현장으로 옮겨 조립·시공하는 것으로 모듈러 공법이 포함된다. 모듈러 공법이 건설업계 내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만큼 법적 용어인 공업화주택을 '조립식 건축주택'으로 변경하고, 조립식 건축주택 인정 대상에 준주택(숙박시설·오피스텔 등)을 추가해야 한다는 취지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13층 규모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 조감도.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