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판매하며 로열티 등 수익 증가
유럽·日 출시 앞둬 매출 더 늘듯
R&D비용 67% ↑… 영업익은 ↓
유럽·日 출시 앞둬 매출 더 늘듯
R&D비용 67% ↑… 영업익은 ↓
유한양행이 국내 전통 제약사 중 처음으로 연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폐암 신약 '렉라자'의 미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 획득에 힘입어 2014년 1조 돌파 이후 10년만에 2조 문턱을 넘어섰다.
유한양행은 연결 기준 2024년 매출액이 2조677억91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2일 공시했다. 2023년 1조8589억원에서 2088억원(11.2%) 증가한 규모다. 연초부터 이어진 의정갈등에 따른 영업제한, 고환율 변수 등에도 두자릿수의 매출액 증가율을 기록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유한양행은 올해 렉라자의 미국 판매 본격화에 따른 마일스톤(기술료) 유입과 로열티 수익 증가로 매출액이 크게 늘었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2018년 J&J(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옛 얀센) 에 글로벌 개발·판매 권리를 총 1조4000억원에 기술수출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지난 8월 FDA의 문턱을 넘은 최초 국산 항암제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상업화가 시작돼 마일스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3분기에 6000만달러(약 870억원)의 마일스톤을 수령했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마일스톤 총 수익은 1052억3700만원으로 전년 112억원3500만원 대비 9배 이상 늘었다. 렉라자는 지난해 국내에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 국내 처방액도 478억원으로 전년 대비 53%(228억원) 늘었다.
사업부별로 처방의약품 수익은 1조1419억4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0.3% 증가했고, 비처방의약품수익은 2108억8500만원으로 전년 대비 0.2% 증가했다. 지난해 의약품 판매에 따른 수익보다 기술수출한 렉라자의 라이선스 수익이 실적 성장에 큰 힘을 실은 것으로 분석된다. 유한양행 측은 이번 실적과 관련해 "지배회사와 종속회사의 매출이 늘고 라이선스 수익이 증가해 매출이 늘었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올해 수령할 로열티도 남아있다.
올해는 유럽, 일본 등에서의 렉라자 출시에 따른 매출 증가도 기대된다. 유럽 내 국가별 출시 조건 등에 따라 올 상반기 중 3000만달러(약 440억원)의 유입이 예상된다. 일본 지역 출시로 1500만달러(약 210억원) 가량 유입도 기대되는데 올해 상반기 수령할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이 렉라자 판매로 받는 로열티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15% 수준으로, 연간 최소 2000억원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술료와 로열티 모두 달러로 결제되는 것을 감안하면 고환율로 인한 수혜도 기대된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76억7900만원으로 전년보다 16.4% 감소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가 2771억원으로 전년(1655억원) 대비 67%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한양행은 매년 매출액의 10%를 연구개발비로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어가고 있다. 유한양행은 "연구개발비가 27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6억원 증가하고 종속회사의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전체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당기순이익은 479억6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64.3% 줄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관계기업 투자 주식 처분이익 364억원 감소, 유·무형 자산손상차손 334억원 증가, 관계기업 투자주식 평가손실 143억원 증가의 영향"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한양행은 2027년까지 매년 1건씩 기술수출 성과를 내기 위해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제2의 렉라자' 유력 후보로는 알레르기 신약 후보물질 'YH35324'이 꼽힌다. 유한양행은 미국 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AAAAI)에서 YH35324의 1b상 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YH35324은 지난해 하반기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CSU) 환자를 대상으로 단회 투여하는 임상 1b상 파트2를 완료했다. 오는 2월 말로 예상되는 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에서 임상 1b상 파트2 결과에 따라 YH35324의 기술수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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