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2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AI컨택센터(AICC) 등 다양한 B2B 상품을 포함한 AIX(AI전환) 사업은 올해 약 30%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글로벌 사업자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한 AIDC 사업 매출은 올해 두자릿수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SK텔레콤은 지난해 유·무선통신과 AI 전 사업 영역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연결 기준 매출 17조9406억원, 영업이익 1조823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9%, 4% 증가했다. SK브로드밴드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B2B 사업과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증가로 전년 대비 각각 3.1%, 13.7% 증가한 4조4111억원, 3517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통신'과 'AI'를 두 축으로 지난해 말 7대 사업부로 조직을 재편했다. 이 가운데 AIX사업부, AI DC사업부, 에이닷사업부, 글로벌 퍼스널 AI 에이전트(GPAA)사업부에서 AI사업 실행력을 높여 실질적 성과를 낸다는 각오다. 사업부 기준 지난해 SKT AI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19% 성장했고, AIX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PAA 영역에서 올해 에이닷 서비스 유료화로 AI B2C 수익화를 꾀한다. 유료화 계획이 구체화되면 향후 통신 요금제와 엮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에이닷 전화' 출시, 멀티 거대언어모델(LLM) 도입 등으로 고도화한 에이닷 이용자는 지난해 말 기준 전년 대비 160% 늘어 800만명을 돌파했다.
김지훈 SK텔레콤 AI사업전략본부장은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퍼스널 AI 에이전트라는 에이닷의 정체성이 확립된 만큼 유료화 기반이 다져졌다고 판단된다. 이를 바탕으로 구독상품 형태의 유료화 모델을 고민 중"이라며 "타 서비스와 시너지를 내는 번들링 형태 등 다양한 결합상품도 검토해 연내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내 미국에서 베타 서비스 개시에 나서는 글로벌 AI 에이전트 '에스터'는 레시피 제안, 여가 일정 제안, 교통수단 예약 등 다양한 적용사례를 수립하고, 일정관리부터 실행까지 수행 가능한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SKT는 AI 인프라 사업 추진을 위해 투자와 글로벌 협력에도 나선다. AI DC, GPU 클라우드 서비스(GPUaaS), 에지AI 등 세 가지 축으로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2월 가산 AI 데이터센터 개소, 'SKT GPUaaS' 출시 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저비용이 강점인 중국 AI 모델 '딥시크' 등장이 AI 인프라 사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SKT 측의 판단이다. 이현우 AIDC 추진본부장은 "가성비 높은 AI 모델의 등장은 AIDC 등 인프라 시장을 촉진하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며 "서비스 개발 비용이 낮아져 저렴한 AI 모델 기반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나오면 이를 뒷받침하는 AI 지원이 계속되고, 학습과 연산 과정에서 요구하는 컴퓨팅 파워가 늘어난다는 점이 AI 인프라 수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7월 예정된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와 관련해 시장 과열 경쟁은 없었다고 밝혔다. 정성용 SKT 마케팅전략팀장은 "단통법 도입 당시와 달리 단말 출고가가 상승하고 단말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시장이 안정화되고 규모도 작아진 상황"이라며 "지난 4분기에도 시장 경쟁 과열이 없었고, 이후 경쟁상황은 방송통신위원회 시행령이 어떻게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구체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섭 CFO는 "올해는 도전과 혁신으로 AI 시대를 개척해, 기업가치를 보다 견고히 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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