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딥시크 쇼크에 이어 또한번의 기술 굴기를 보여줬다. 인공지능(AI) 모델 기술에 이어 AI 인프라 부문에서도 세계가 주목할 기술을 내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중국 연구진이 자국산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해, 미국의 슈퍼컴퓨터보다 10배 이상 빠른 성능을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난징 허하이대학교 수문수자원·수리공정과학 국가중점실험실의 난퉁차오(사진)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달 3일 중국 수리공정저널에 해당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을 게재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 A100 및 H100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엔비디아 또한 자사 AI 개발 플랫폼인 쿠다(CUDA)의 타사 하드웨어 구동을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난 교수 연구팀은 소프트웨어 최적화 기술을 활용해 중국산 GPU를 장착한 컴퓨터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했다.
연구팀은 중국산 중앙처리장치(CPU) 및 GPU의 성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GPU를 하나의 노드(node·거점)로 통합하는 새로운 아키텍처를 도입했다. 또한,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통해 노드 간 데이터 교환 방식을 개선하고, 연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버헤드(추가적인 컴퓨터 자원 소모)를 최소화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그 결과,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의 슈퍼컴퓨터 '서밋(Summit)'이 수행한 홍수 예측 모델 '트라이튼(TRITON)'보다 10배 향상된 성능을 기록했다.
연구팀은 해당 모델을 중국 동부 산둥성 자오좡의 장리저수지에 적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200개의 컴퓨팅 노드와 800개의 GPU를 활용해 단 3분 만에 홍수 진행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단순한 홍수 예측 모델을 넘어, 수문기상학(대기 중 수분 연구), 퇴적물 흐름 분석, 지표수-지하수 간 상호작용 등 다양한 복합 시스템의 시뮬레이션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AI 반도체 수출 규제 속에서 중국이 자체적인 GPU 및 소프트웨어 최적화 기술을 발전시키며 AI 슈퍼컴퓨팅 경쟁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