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전고체전지의 충전 속도를 10배 높이고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리튬 금속의 결정 성장 방향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무음극 전고체전지의 상용화에 한 걸음 다가서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1일 전고체전지 연구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시카고대학교 셜리 멍 교수와 함께 연구한 '금속의 결정 성장 방향이 배터리 충전 속도와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문이 에너지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 'Joule'에 게재됐다고 12일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그 동안 셜리 멍 교수가 이끄는 시카고대학교와 UC 샌디에고의 FRL(프런티어 연구소) 연구팀과 전고체전지의 혁신 연구를 추진해 왔다.
셜리 멍 교수는 전고체전지에 얇은 실리콘 층을 도입함으로써 리튬 금속의 결정 성장 방향을 제어해 균일한 전착을 유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착은 전기장에 의해 전해질 내 이온이 전극의 표면에 들어붙는 일이다.
이번 개발로 전고체전지의 충전속도를 약 10배 이상 향상시키고 배터리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논문의 제목은 'Grain Selection Growth of Soft Metal in Electrochemical Processes(전기화학 공정에서 연성 금속의 결정 선택 성장)'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무음극 전고체전지 개발에 속도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음극 전고체전지는 기존 음극에서 음극재를 제거하고 충전 시 양극에서 이동한 리튬 이온을 음극에서 리튬 금속으로 환원해 활용하는 전고체전지를 의미한다. 이 방식은 배터리의 무게를 줄이고 부피를 축소하면서도 에너지밀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이다.
그간 리튬 금속이 균일하게 전착되지 않으면 수명과 성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적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번 연구성과를 통해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연구팀은 "금속의 결정 성장 방향이 리튬 금속 전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얇은 실리콘 층을 도입해 리튬 금속의 결정 성장을 제어했다"며 "전고체전지의 충전 속도를 약 10배 정도 향상시키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고체전지를 포함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국내외 유수 대학, 기관들과 함께 공동 연구센터 FRL을 설립해 차세대 배터리 관련 집중 과제를 연구하고 원천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을 위한 제조 전문성과 대학의 혁신적인 연구 협력이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협력으로 고객 가치를 높이고 배터리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셜리 멍 교수가 배터리에 사용되는 금속의 질감을 개선하면 성능이 크게 향상된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