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개발 로봇, 공장 투입 예정
업계별 맞춤형 제품 제조 가능
원가 절감·대량 생산 효율 기대
업계별 맞춤형 제품 제조 가능
원가 절감·대량 생산 효율 기대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업체인 중국 CATL이 산업용 로봇을 직접 만들어 제조현장에 투입하는 진정한 '스마트팩토리'를 추진한다.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 완성차 업계의 다양한 요구를 빠르게 수용해 맞춤형 첨단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는 경쟁자인 한국 업체들을 단숨에 뛰어넘어 배터리 업계의 '테슬라'로 도약하겠다는 위협적인 시도다.
12일 레이트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CATL은 상하이에 산업용 로봇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로봇팀을 구성했다. 수십 명 규모의 로봇팀은 현재 로봇이 환경을 이해하는 개념 체계인 온톨로지와 제어 기술, 인간과 컴퓨터간의 상호작용 알고리즘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CATL은 단순 로봇 연구에서 나아가 직접 설계·제조해 자사 배터리 공장에서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부품을 조립하는 로봇 팔과 물품을 자동으로 운반하는 무인운반차(AGV) 등 다양한 산업용 로봇을 제작할 계획이다.
CATL의 산업용 로봇 개발은 배터리 공장의 생산 자동화 수준을 한층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로봇을 생산 공정에 직접 적용하면 장기적으로 제조 원가 절감과 품질 상승, 대량 생산 효율 상승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CATL은 이미 2022년부터 로보틱스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왔다. CATL의 전액 출자 자회사인 상하이 미래에너지연구소는 상하이교통대와 협력해 다양한 로봇을 공동 연구·개발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모터 구동 엔지니어, 로봇 모션 제어 엔지니어 등 로봇 관련 핵심 직무를 신설해 인력 확보에도 적극 나섰다.
이 같은 투자에 힘입어 CATL은 이동형 로봇, 자재 픽업 로봇, 로봇 핵심 어셈블리 등 10개의 로봇 관련 특허를 확보했다. 올해는 GM(제너럴모터스) 등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동시에 휴머노이드 로봇 온톨로지 제조기업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박철완 한국로봇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CATL이 로봇까지 자체 생산하려는 것은 생산 단가 절감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이라며 "중국산 배터리가 단순히 가격 경쟁력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자동화 수준을 높여 품질까지 개선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자동화 기술력이 높고 전문기업들과 협력하고 있어 대응이 가능하지만 CATL의 내재화 전략이 시장에 미칠 영향은 면밀히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ATL의 생산 공정 혁신이 성공한다면 글로벌 배터리 산업의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CATL처럼 당장 산업용 로봇을 자체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국내 기업들은 인공지능(AI), 로봇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과 협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지난해 11월 자율주행 로봇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인 베어로보틱스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로봇 산업 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윤성훈 중앙대학교 융합공학부 교수는 "테슬라처럼 전기차와 배터리, 로봇이 결합돼야 미래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강점을 가진 분야는 있지만 중국 기업들이 전기차와 배터리, 로봇을 통합적으로 갖추고 공격적으로 시장을 장악하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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