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양호연의 보딩패스'는 유용한 항공·여행 정보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쏠쏠한 항공 정보와 여행 꿀팁은 물론 업계 동향까지 다양한 소식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올초 에어부산 기내 화재 사고를 계기로 항공업계가 기내 반입 배터리 안전 규정을 다시 점검하는 분위기입니다.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해당 사건이 보여준 위험성은 무시할 수 없게 됐죠.
사실 항공 안전 규정은 대부분 과거 사고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강화돼 왔습니다. 비행기는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 중 하나로 꼽히지만, 이는 철저한 규제와 사고 예방 조치 덕분입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기내 흡연이 가능했지만 화재 사고와 건강 문제로 인해 전면 금지됐습니다. 또 1988년 '팬암 103편' 폭파 사건 이후 수하물 보안 검사가 강화됐고, 2001년 9·11 테러 이후에는 기내 반입 액체류 제한, 조종석 강화문 설치 등이 의무화 됐죠.
리튬이온 배터리 관련 규제도 이런 맥락에서 점점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2016년에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리튬이온 배터리의 위탁 수하물 운송을 금지했으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규정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이번 에어부산의 사건을 통해 기내에서도 화재 위험이 존재하므로 이 역시 새로운 규제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주요 항공사들이 잇달아 보조배터리 반입과 보관 규정을 재정비한 가운데 국토교통부도 항공안전 강화 정책방향을 발표했습니다. 그간 사문화됐던 보조배터리 반입 규정이 현장에서 지켜지도록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내달 1일부터는 기내 반입용 보조배터리는 충전 단자를 절연 테이프로 감거나 지퍼백에 담아야 합니다. 충전 단자가 금속과 닿아 과전류로 인해 열과 불꽃이 생기는 것을 방지 하도록 접촉을 차단하는 방식입니다. 만약 절연 테이프나 지퍼백을 준비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공항이나 항공사 측에서 배부하는 방식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이는 권고 조치인 만큼 안전 조치 이행을 거부할 경우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공항이나 항공사가 탑승을 제한할 수는 있다는 게 국토부의 입장입니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한 세부지침과 시행 시기를 확정해 발표할 방침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보조배터리를 포함해 핸드폰 등 소형 전자기기도 기내 반입시 눈에 보이는 곳에 두는 것이 안전하다"며 "기내에서 승객이 떨어뜨린 휴대폰이 좌석 사이에 껴 압착돼 연기가 발생하며 소화기를 분사하는 소동이 발생한 전례도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양호연기자 hyy@dt.co.kr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체크인 카운터 인근 스크린에 위탁 금지 물품 안내문이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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