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에 미래 성장동력 주축 사업
친환경에 부정적인 美정부 부담
B2B마케팅 강화 등 新전략 모색
친환경에 부정적인 美정부 부담
B2B마케팅 강화 등 新전략 모색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장 사업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전장 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각별히 신경쓰는 사업으로, 두 총수 모두 미래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키우는 사업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에서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자년 4분기 200억원 영업손실을 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1분기 520억원, 2분기 817억원에서 3분기엔 11억원에 그치며 사업이 위축된 상태다. VS사업본부의 주력 사업 중 하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디지털 콕핏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작년 3분기 누적 13.3%로 2022년(17.9%), 2023년(16.5%)에 이어 2년째 하락했다. 디지털 콕핏은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담당하는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제품으로 전장 사업의 핵심 중 하나다.
또 LG이노텍의 경우 작년 4분기 전장사업 매출이 4748억원으로 소폭이지만 2분기 연속 감소했다. LG이노텍은 "전방수요 정체 영향으로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며 "올 1분기도 전방수요약세가 지속돼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미래 사업의 핵심 중 하나로 전장 사업을 꼽고 있다. 커넥티트카의 확산과 함께 자율주행 기술 등으로 차량 내 경험이 중요해지면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핵심 경쟁력을 꼽힌다. 하지만 다수 글로벌 완성차들이 기술 내재화에 나서는 등 경쟁 심화와 함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맞물리면서 동력이 약해진 상태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친환경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전기차 시장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전장 사업 입장에서는 부담 요소다. 전기차의 경우 전용 플랫폼으로 실내 공간 활용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로 차량 내 경험이 강조된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가 전기차 충전을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지만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부담 요소로 꼽힌다. LG전자는 작년 1월 텍사스 공장을 오픈하고 미국 내 EV충전 사업을 시작했다. 또 미국과 함께 LG전자의 전기차 충전 공략 지역 중 하나인 유럽에서도 완성차업체들이 현지 전기차 충전 업체들과 협업을 맺고 충전 인프라 확장에 나서고 있어 경쟁도 만만찮다.
이와 관련해 장익환 LG전자 BS사업본부장은 작년 10월 평택 LG디지털파크에서 "전기차 시장은 초기 얼리어답터들이 많아 캐즘 전 어느 수준까지는 보급이 많이 될 것"이라며 "후발주자이지만 북미를 중심으로 유럽·아시아로 얼마나 넓히는지가 관건이라 본다"고 말했다.
양사는 새로운 사업 모델 구축과 함께 글로벌 고객사 확보를 위한 B2B(기업간 거래) 마케팅을 강화해 위기를 넘는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다수 완성차업체들은 참여하지 않았지만 삼성·LG전자 등 부품사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LG전자 VS사업본부는 처음으로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전시했고, 삼성전자는 현대차그룹과 협력해 '차량용 스마트싱스'를 소개하면서 아이오닉9을 전시장 중앙에 배치했다. 또 전장 계열사인 하만, LG이노텍도 프라이빗 부스를 따로 꾸리고 B2B 확장에 나섰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 2019년 인공지능(AI), 차세대 통신, 바이오, 전장 부품,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을 삼성그룹의 5대 미래 사업으로 선정했으며, 구 회장 역시 2018년 취임 이후 차세대 먹거리로 내세운 AI·바이오·클린테크(ABC) 가운데 A와 C를 앞세워 전장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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