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 첫날인 12일 여야는 12·3 비상계엄과 이후 일련의 사태들을 두고 관련해 입장차를 보이며 또다시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비상계엄의 근본 원인이 야당의 '입법 폭주'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탄핵 후에도 지지자들을 향해 선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여당을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도 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대정부질문에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일련의 과정이 편향돼 있다는 점에 질의를 집중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헌법재판소는 불공정, 정치 편향성의 대명사가 됐다"며 "항간에서는 헌재를 '반헌법 재판소'라고 부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대 야당이 그동안 탄핵 폭주, 입법 폭주, 예산안 폭주를 했고 이게 12·3 비상계엄의 도화선이 됐다는 주장이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은 민주당이 '탄핵 공작'을 저질렀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진술한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등과 민주당 간에 연결고리가 있었음을 주장한 것이다. 성 의원은 "민주당이 탄핵 공작을 위해 곽 전 사령관을 회유한 정황을 김현태 707특임단장 진술을 통해 확인했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군 관계자들에게 특정 답변을 강요하고 리허설까지 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탄핵 공작의 중심에 홍 전 차장이 있다"며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여당이 헌재를 비판하는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의 내란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은 내란 수괴 윤석열을 제명하기는커녕 내란에 동조하고 있다"며 "헌재를 공격하며 헌법재판관들의 신상을 털어 이분법으로 나누고 진보 재판관들을 악마화하고 있다. 이는 헌재 판결에 불복하려고 하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의원은 최근 야당이 발의한 '명태균 특검법'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명씨에 대한 수사보고서가 내란의 도화선이 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명태균 게이트에 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한데, 현재 검찰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는 굉장히 불투명하다"고 강조했다.
김성환 의원도 "윤석열 정부에서 치러진 선거마저도 부정선거라고 우기고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이 내려지면 사법부와 법치주의마저 부정하는 것이야말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반헌법·반체제"라고 비판했다.
이날 본회의장은 여야의 갈등이 직접적으로 표출됐다. 여당 의원이 질문자로 나섰을 때는 야당 의원들이 고성과 야유를 보냈고, 야당 의원이 질문자로 나서면 여당 측에서 비난과 반발이 쏟아졌다. 여야의 갈등 수위가 높아지면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나서서 "발언하는 도중에 소리 지르고 하는 것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진정시킨 일도 있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대정부질문에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