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행정에도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스며들고 있다. 주요 대형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인구수 40만명 이하 중소규모 지자체들의 AI 관련 행보도 눈길을 끈다.
광역지자체 중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서울시다. 시정 전반의 AI를 위한 컨트롤타워로 '디지털정책관'을 운영하며, 업무 자동화를 공무원 AI 활용뿐 아니라 '생성형 AI기반 공공 데이터 챗봇', 'AI기반 산불감시 시스템', 'AI기반 스마트교차로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지난 11일 코엑스에서 'AI 서울 2025'를 열고 AI인재 연 1만명 양성, 27만㎡ 규모 'AI 테크시티' 조성, 5000억원 규모 AI펀드 조성 등 전략과제도 발표했다.
공공부문의 AI 도입·활용 행보 또한 분야를 막론하고 진행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자체 개발한 AI경로예측 시스템을 활용해 통행료 체납 및 불법 차량을 단속,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월평균 2배의 세금을 징수했다.
또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지관리에 드론 조사 및 AI 분석을 적용해 미등재 농지까지 전수 조사했다. 울산시교육청은 전국 시도교육청 10곳과 함께 '인공지능 교수학습 온라인 체제 기반 구축 사업'을 추진, 그 일환으로 AI 교수학습 도구인 '우리 아이(AI) 서비스'를 지난해 11월 전국 최초로 개발했다.
특히 최근 40만 미만의 소단위 지자체를 중심으로 AI기술을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최근 대표적 사례로는 성동구청이 베스핀글로벌 '헬프나우AI' 기반으로 구축해 시범운영에 나선 '성동형 스마트 AI 민원 안내 챗봇'을 들 수 있다. 대화형 AI서비스의 24시간 365일 신속한 민원 대응으로 구민 편의성과 공무원 업무효율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청소, 일반, 복지, 일자리, 시설 안내, 행사·홍보, 지역·경제, 보건, 주차, 세무 등 10개 분야 행정업무 챗봇이 구축됐으며, 장차 음성봇·콜봇·디지털휴먼 등 멀티모달AI로도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세종시의 실시간 민원 통역 서비스도 주요 AI 활용 사례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6000여명의 외국인을 위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캄보디아어, 태국어 등에 대한 실시간 통역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민원인과 응대 공무원이 각자 자국어로 말하면 실시간 번역·통역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오픈AI GPT-4o 기반으로 지난해 8월 시범서비스를 개시해 외국인의 체류지 변경, 이륜차 등록 등 다양한 민원 서비스에 적용됐다.
또한 속초시의 경우 챗GPT를 질의응답, 민원처리, 정보제공 등 시민 응대에 활용하는 것은 물론, 문서 작성, 데이터 분석 등 업무 전반에도 지난해 11월 도입했다. 앞서 한 달간 시범운영에 참여한 20개 부서에서 최소 1000회 이상 생성형AI를 업무에 활용하는 등 호응이 높아 전 부서 확대를 앞당겼다.
이밖에 솔트룩스 '톡봇 스튜디오' 기반으로 진행되는 보건복지부 'AI 활용 초기 복지상담 시범사업'도 위기가정 발굴을 통한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맞춤관리 및 사회복지 공무원 업무부담 경감 등을 위해 서울 강남구, 영등포구, 관악구 등과 부산, 대전, 광주, 창원, 순천 등 전국 각 지자체로 확산되고 있다.
AI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지자체가 AI시스템을 도입할 경우에는 제한된 인원으로도 대국민 서비스를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AI에이전트 등을 담당자가 쉽게 만들 수 있거나 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마련하는 게 권장된다"며 "생성형AI 활용범위가 확대되고 민간기업과의 협업이 활발해지면서 공공영역의 생성형AI의 활용은 더욱 보편화될 것"이라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