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처해있는 위기를 발전으로 바꾸려면 개헌해야"
토론회 통해 희망 드리고 싶어… 사전투표제도 개선 필요
토론회 통해 희망 드리고 싶어… 사전투표제도 개선 필요
![[오늘의 DT인] "중앙집권적 구조 지속 가능 발전 저해… 지방분권형 개헌 방향 찾아야"](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1302102158820001[1].jpg "[오늘의 DT인] \"중앙집권적 구조 지속 가능 발전 저해… 지방분권형 개헌 방향 찾아야\"")
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지방분권형 개헌'을 핵심으로 하는 개헌론에 힘을 실었다. 여권 내 개헌론이 분출하는 상황에서 잠룡으로서 보폭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오 시장은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진행한 '87체제 극복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 개회식에서 "오늘날 우리는 중앙집권적 구조로 인해 지역 간 불균형과 지방 소멸이라는 현실적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저해하는 근본적인 도전 과제로, 지방분권을 중심으로 새로운 개헌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12·3 비상계엄 사태의 원인이 제왕적,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의 의회 폭거에 있다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처해있는 위기를 발전으로 바꾸려면 개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대부분의 경우 5년 단임 대통령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자는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데 반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대통령이 갖고 있는 막강한 권한을 과감하게 넘겨 지방자치단체별로 발전 전략을 짤 수 있도록 하고 재정권을 행사하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막고 의회 폭거를 줄이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이 띄운 지방분권형 개헌은 중앙집권적인 국가 체계를 허물고 지방정부로 권한을 대폭 이양하자는 게 핵심이다. 대통령에게는 외교·안보·국방 권한만 주고 내치는 지방정부에 위임하자는 것이다.
오 시장은 "예산, 인력, 규제의 3대 권한을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중앙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조력자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며 "특히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조정하고 자원과 행정 인력을 균형 있게 재배치하는 등 보다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현재 국세 지방세 비율은 7대 3인데 이를 과감하게 5대 5 혹은 그 이상으로 지방으로 완전히 재정권을 넘기자는 것"이라며 "세금을 정하고 걷는 것부터 시작해서 세금 제원으로 쓰는 것까지 모든 권한을 지방에 줘야 한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을 5개 초광역 경제권으로 나누고 각 지역의 강점을 극대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내용의 '5대 강소국 프로젝트'도 제안했다. 오 시장은 "각 지역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춘다면 대한민국이 수도권 중심 국가에서 벗어나 다극적 성장 구조를 구축하는 것은 충분히 현실적인 목표가 될 수 있다"며 "대한민국이 지역과 함께 동행하고 성장하는 나라로 거듭날 때 국민소득 10만 달러 시대도 결코 먼 꿈이 아니다"라고 자신했다.
이날 토론회는 서울시와 서울연구원이 주최하고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이 주관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이양수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하면서 오 시장과 결을 같이 했다. 여권 내 잠룡 중 한 명인 안철수 의원 역시 모습을 비췄고 이 밖에도 김기현·김예지·김정재·박덕흠·서범수·송석준·송언석·윤한홍·추경호 등 수십명의 의원이 자리를 지켰다. 서울 광진구을 당협위원장인 오신환 전 의원 등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함께했다.
오 시장이 탄핵 정국 이후 국회를 찾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에 토론회를 계기로 오 시장이 대선후보 경선을 염두에 두고 세력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이어졌다. 이날 토론회에서 지지자 수십명이 오 시장을 연호한 것도 대권주자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다만 오 시장은 "이번 토론회를 대선 행보와 연계해서 보는 시각에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 시장은 이날 토론회 개회사 후 기자들과 만나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것에 어떤 입장이냐'는 물음에 "지금 헌재에서 한창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며 "헌법재판소의 결론이 나온 다음 조기대선에 관한 생각을 해도 늦지 않는다고 본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계엄·탄핵소추 이후 개헌 논의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토론회를 개최한 취지가 무엇이냐'는 질의에는 "국민들이 나라 미래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고 계신다"며 "현재 정치적 혼란 상황이 극에 달해 있기 때문에 나라 미래를 걱정하는 국민들께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어떤 밑거름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냐에 대한 희망을 드리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오 시장은 '여전히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입장인가'라는 취지의 물음에는 "탄핵소추를 통해 법의 판단을 받아보자는 입장을 일찌감치 낸 바 있고 그 입장에 전혀 변화 없다"고 확실히 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부정선거론을 두고는 "이번 기회에 사전투표 문제를 비롯해서 투표 절차가 갖고 있는 문제점들, 본투표와 근접한 사전투표 (문제를) 제기하는데 저 역시 그부분에 동의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혼란스러운 상황이 의회 폭거와 관련 있기 때문에 정부는 의회 불신임권을, 의회는 내각 해산권을 가지고 상호 견제할 수 있는 헌법 시스템을 마련하면 지금 겪는 정치 질서, 헌법 질서 혼란을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외에 대통령 임기 조정, 책임 총리제 도입과 선거구제 개편까지 모든 논의가 이번 기회에 함께 이뤄져 국민들께 '제도가 일신됐으니 나라의 밝은 미래가 다가오겠구나' 하는 희망을 드릴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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