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드라이브 스루` 왕국, 일본 군마현](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1302102369061001[1].jpg "[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드라이브 스루` 왕국, 일본 군마현")
일본 자동차 검사등록 정보협회 통계에 의하면, 2021년 3월 기준 군마현의 현민 1인당 자가용 승용차 보유 대수는 0.701대로 전국에서 독보적 1위다. 도쿄도의 0.226대에 비해 3배 이상이다. 군마현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자동차가 '발'이라고 표현해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물론 현민의 총인구 대비 면허 취득률 또한 72.1%로 전국 1위를 자랑한다.
철도나 버스, 자동차, 자전거나 도보 등의 이동수단별로 보면 자동차 이용 비율은 77.4%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동 거리별로 보면 100m 미만의 이동에서도 4명 중 1명은 자동차를 이용하고 있다. 이동 거리가 500m를 넘으면 절반 이상의 사람이 자동차를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독특한 결과가 어떤 이유에서 나왔는지는 정확하게 분석하기는 힘들겠지만 자가용 활용률 전국 1등인만큼 특별한 문화와 장소들이 창출되고 있는 점은 확실하다.
군마현에는 전 세계적으로도 보기 힘든 다양한 형태의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주차하지 않고 상품구매가 가능한 서비스) 매장이 즐비하기로 유명하다. 드라이브 스루라고 하면 가장 먼저 패스트 푸드점이나 커피전문점 등을 떠올리게 된다. 군마현에서는 치킨, 커피, 피자, 심지어 라멘이나 곱창 등 식음료 서비스들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그 외에 상상 이상의 드리이브 스루점들이 존재한다.
![[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드라이브 스루` 왕국, 일본 군마현](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1302102369061001[2].jpg "[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드라이브 스루` 왕국, 일본 군마현")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세계 최초로 오픈한 드라이브 스루 안경원 'JINS 파워몰 마에바시 미나미점'이다. 지난 2013년 오픈한 이 점포는 패스트푸드점처럼 야외에 설치된 메뉴를 보고 원하는 안경을 선택하여 차내에서 착장해 볼 수 있다. 선글라스 같은 도수 없는 안경이라면 바로 수령이 가능하다. 도수 있는 렌즈의 경우는 처방전이나 기존에 갖고 있는 안경을 전달하면 약 30분 후에 완성된 상품을 받는다.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원활하게 구입이 가능하다.
드라이브 스루 세탁소도 인기가 대단하다. 'CONG'이라는 세탁소 8개 점포가 드라이브 스루로 운영되고 있다. 무려 25년 전인 1990년 첫 번째 점포가 문을 열었다. 전 점포 '3시간 마무리'가 기본이다. 따라서 쇼핑이나 자녀 픽업 등을 하는 시간에 세탁을 마무리할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다. 자동차로 이불이나 카펫을 창구까지 대고 내릴 수 있어 편리하다. 연간 총 30만대 이상의 자가용들이 내점 한다고 한다.
특이한 서비스로는 전당포를 들 수 있다. 드라이브 스루로 명품 매입과 전당포 거래가 가능한 '카네코 전당포'다. 1949년에 창업한 역사 깊은 전당포이면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라는 참신한 스타일을 도입했다. 전당포를 방문하는 것이 왠지 모르게 문턱이 높다고 느낄 수 있는데 자동차를 타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차를 탄 채로 처방전을 전달하고 바로 약을 타가는 약국 서비스, 미리 집에서 문진을 한 후에 차 안에서 '대면 진료'도 가능한 병원 서비스 등 생활 필수 서비스들이 속속 드리이브 스루로 등장하고 있다.일반 개인식당을 지을 때부터 아예 자동차 진입로와 창구를 미리 만드는 일도 허다할 정도로 군마현은 '드라이브 스루 왕국'이다.
군마현은 화산이 많은 덕분에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다. 일본 3대 온천 중 하나인 쿠사츠 온천, 애니메이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브가 된 시마 온천이 널리 알려져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토미오카 제사장(실공장)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특이한 '드라이브 스루'부터 경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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