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건 입찰가격 합의...관련매출액 3324억원 규모
공정위 동성사·스페이스맥스·쟈마트·한샘 검찰 고발
공정위 동성사·스페이스맥스·쟈마트·한샘 검찰 고발
공정위는 시스템 가구 납품 20개 가구사가 2012년 2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16개 건설사가 발주한 190건의 시스템 가구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자와 입찰가격 등을 합의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83억원을 부과한다고 13일 밝혔다.
시스템 가구는 알루미늄 기둥에 나무 소재의 선반을 올려 드레스룸, 팬트리 등을 제작하는 가구다. 시스템 가구 시장은 사업자 간(B2B) 시장이다. 이들은 16개 건설사가 전국 각지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실시한 190건의 시스템 가구 입찰에 참여하면서 사전에 모임, 유선 연락 등 방법으로 낙찰예정자를 정했다. 이 과정에서 입찰가격을 합의하고 실행했다.
이들 가구사는 향후 진행될 다수의 입찰에서 낙찰받을 순번을 사다리타기, 제비뽑기 등의 방법으로 정했다. 낙찰예정사가 들러리 참여사에 낙찰받은 공사 물량의 일부를 나누거나 현금을 지급해 이익을 공유하기로 약속하고, 그 내용을 문서로 남기기도 했다.
이 사건과 관련 모든 입찰에서 낙찰예정자는 들러리 사업자의 입찰 가격을 정해서 알려줬다. 들러리 사업자는 받은 금액을 기초로 투찰해 합의 내용을 이행했다.
합의에 가담한 사업자가 낙찰받은 입찰의 평균 낙찰률은 약 100%로, 담합이 발생한 총 190건의 관련 매출액은 3324억원에 달한다. 다수의 연간 단가 입찰이 포함된 현대 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발주 입찰 규모는 1453억원으로 가장 컸다.
공정위는 이들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다고 판단해, 행위금지명령과 과징금 183억4400만원을 부과했다. 이 가운데 넥시스디자인그룹, 넵스, 라프시스템, 한샘넥서스 등 4개 사는 가담 입찰 건수가 적고, 해당 입찰에 단순 들러리로 참여한 점 등을 고려해 과징금 미부과하기로 했다. 또한 이 사건의 가담 정도, 공정위 조사협조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동성사, 스페이스맥스, 쟈마트, 한샘은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내장형 특판가구 입찰담합 건과 시스템 욕실 입찰담합 건에 이어 실내 공사 관련 입찰담합에 대해 제재한 세 번째 사례다.
문재호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시스템 가구 입찰 시장에서 10년 넘게 관행처럼 이루어지던 담합을 적발한 것으로, 국민의 보금자리인 아파트의 분양가격 상승을 야기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위법행위를 시정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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