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간 이어진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다. 13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임종훈 대표이사가 사임하고 송영숙(사진)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공시에 따르면 이날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임종훈 대표이사 사임 및 송영숙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을 결의했다. 송 신임 대표 선임은 이사회에서 참석 이사 6명의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1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임종윤(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한미사이언스 전 대표) '형제 측' 인사로 알려진 사봉관 사외이사와 기타 비상무 이사인 권규찬 이사가 사임하면서 모녀쪽으로 승기가 기울었다.
두 이사의 사임으로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 등 모녀측과 형제측은 이사회 구도에서 5대 5로 맞서왔는데 5대 3으로 구도가 역전됐다. 모녀 측은 한미사이언스 지분도 54.42%를 확보하며 형제 측의 21.86%보다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영권 분쟁에서 모녀 측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해 1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OCI와의 그룹 통합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송회장과 임 부회장이 고 임성기 회장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지난해 1월 자신들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OCI그룹에 매각하기로 결정했지만, 임 회장의 아들 임종윤·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형제가 이 결정에 반발하면서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1년간 이어졌다.
분쟁 과정에서 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형제에서 모녀쪽 지원으로 입장을 바꾸며 치열한 세싸움을 벌여왔고, 모녀 측은 최종적으로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한양정밀 회장·라데팡스파트너스 등 4인 연합을 구성했다. 지난해 초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임종훈 대표가 방어에 성공했지만, 국민연금이 임종훈·임종훈 형제 이사 선임에 반대의견을 제시한데 이어 형인 임종윤까지 사내이사에 사임하면서 4인 연합이 장악하게 됐다. 임종윤 이사는 지난해 연말 상속세 납부와 주식 담보 계약 부담 완화를 위해 보유하던 한미사이언스 지분 5%를 4자연합에 매도하며 모녀측과 연대했다.
송영숙 신임 대표는 "그룹 조직을 재정비해 안정시키고 경영을 정상화하는 일에 매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그룹 측은 "더 발전된 한미사이언스 지배구조 체제에 대해서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임종훈 전 대표는 "대표이사직에서는 물러나지만, 앞으로도 창업주 가족의 일원으로 회사를 위해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