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 끌고 '방산'이 밀면서 HD현대와 한화의 대기업집단 시가총액 순위기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HD현대는 1년 새 8위에서 5위로 3계단이나 상승했고, 한화 역시 같은 기간 10위에서 6위로 급등했다.
13일 한국거래소 기업집단별 현황에 따르면 HD현대의 전체 시총은 85조4635억원으로 집계됐다. HD현대는 2023년 말 8위에 올랐지만 약 1년 사이 시총이 2.3배 이상 늘며 5위에 올랐다.
한화도 1년 새 시총이 24조 가량 증가하며 10위에서 6위로 뛰었다. 이날 기준 한화 시총은 67조7156억원으로 집계됐다. 1위는 삼성(541조1803억원)이 차지했으며, SK(233조1103억원), LG(148조9370억원), 현대자동차(135조6889억원)가 뒤를 이었다.
HD현대와 한화그룹의 시총이 상승한 것은 연초부터 이어진 수주 소식에 더해 미국의 '관세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업종으로 주목받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중국 조선업을 규제하려는 트럼프의 정책 방향성도 호재로 언급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한국 조선과의 협력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미국 상원 의회에서 동맹국이 해군 함정을 건조할 수 있는 법안이 발의된 소식도 추진력을 더했다.
이와 관련, 미국 공화당 소속 마이크 리 상원의원과 존 커티스 상원의원 등은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 해안 경비대 준비태세 보장법 등을 발의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해당 법안에서 나토(NATO) 회원국 혹은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인도·태평양 국가의 조선소에서 함정이나 부품을 건조하는 선택지를 허용한다는 조항에 주목하고 있다. 또 미국 내 건조보다 저렴해야 하고, 중국 혹은 중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이 운영하는 곳이 아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은 점도 국내 조선사들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과 방산, 헬스케어 등은 트럼프 관세 리스크에 대응하고 트럼프 정책 방향성과 동행해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이라며 "트럼프 정권이 중국의 조선업을 규제하고, 동맹국의 조선업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한국 조선 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동반 흑자를 냈다. 이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3사 영업이익은 총 2조2000억원에 달한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의 수주량 확대와 생산 효율화를 통한 건조물량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19.9% 증가한 25조538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8% 증가한 1조4341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오션은 2020년 이후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지난해 매출 10조7760억원, 영업이익 2379억원을 기록했다.양호연기자 hy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