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미 현지서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를 막기 위한 설득전에 나섰다. 미 현지 자동차업체들도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가 현실화 될 경우 자국 기업들도 피해를 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 정치권에서도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예외 가능성을 시사해 완성차 최고경영자(CEO)들의 설득전이 통할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는 최근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내 고등학교에 5년간 650만달러(100억원)을 지원하고, STEM(과학·기술·엔지니어링·수학) 인재 육성에 나섰다. 도요타는 텍사스주에 공장을 두고권희 있으며, 작년 6월에는 5억3100만달러(약 7700억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텍사스가 세계 8위 경제 지역으로 만드는 게 기여했다"며 투자와 일자리 창출의 역할을 어필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CEO는 최근 자신의 SNS 링크트인에 현대차그룹의 미 현지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해 소개했다. 무뇨스 CEO는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205억달러(약 30조원)를 투자하고 57만개 이상의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며 "64개 이상의 지사를 두고 40여년 동안 50개주 전역의 미국인을 지원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효과적인 투자를 통해 미국의 성장을 위한 약속을 계속하겠다"며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링크트인은 비즈니스 중심의 SNS로 글로벌 고위 인사들과의 네트워크, 전문·고위직 채용 등을 중심으로 하는 SNS다. 전 세계 CEO들은 물론 미국 내 주요 인사들도 링크트인을 이용하는 만큼 이들을 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과 '자국 내 생산' 등이 취지로 관세 정책을 강화하자 적극적인 설득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1기 출범 이후 다수 기업들은 미국에 대규모 투자로 현지 생산 체제를 강화했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 만큼 이런 점을 다시 한 번 각인 시키려는 모습이다.
관세 부과시 미국 현지 업체들도 타격 우려를 내비쳤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유예가 되긴 했지만 자유무역협적국인 캐나다·멕시코도 관세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이러한 우려는 확산된 모습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에 대한 높은 관세가 부과되면 신차 가격이 상승하고 중고차·트럭 가격도 덩달아 자극되면서 교통 항목의 물가 기여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뉴욕서 열린 자동차산업 콘퍼런스에 참석해 "장기적으로 볼 때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미 자동차 업계는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과 미 자동차 업체 스텔란티스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설립한 합작사 '넥스트스타에너지'의 조 아라우호 넥스트스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작년 11월 캐나다 매체 CBC와의 인터뷰에서 "미 정권 교체로 인한 일자리 영향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기대했지만 현재는 불확실성에 빠진 상태다. 넥스트스타는 내년 1분기까지 2500여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미 정치권에서는 자동차 업종에 대한 관세 예외 가능성을 시사해 현대차를 포함한 글로벌 CEO들의 목소리가 힘을 실어줬다는 평도 나온다. 이날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자동차, 의약품은 상호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