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유입 노리고 투자자에 풀어
2조 업비트 대비 150억뿐이지만
먹튀 걱정하기엔 보유자산 많아
위탁 보유 코인 개수 4만4900개
2조 업비트 대비 150억뿐이지만
먹튀 걱정하기엔 보유자산 많아
위탁 보유 코인 개수 4만4900개
![[김남석의 개미생활] 비트코인 고갈?…빗썸이 망한다고요?](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1302109963046005[1].jpg "[김남석의 개미생활] 비트코인 고갈?…빗썸이 망한다고요?")
업비트는 1만6748개, 빗썸은 103개. 두 거래소가 보유한 비트코인 수다. 현재 시세로 계산하면 업비트는 2조4450억원, 빗썸은 150억원어치 비트코인을 들고 있다.
국내 1위 거래소 업비트는 최근 5년간 비트코인 수를 꾸준히 늘려 왔다. 반면 빗썸은 지속적으로 줄었다. 두 거래소 모두 수수료를 비트코인 등으로 받고 있고, 이를 통해 축적한 가상자산을 다시 현금화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 없는 상태다.
결국 그동안 거래소를 운영하며 가상자산이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어느 한 쪽은 2조원이 넘게 보유하고 있는 반면 반대편은 150억 수준에 그친다는 점이 조금 의아하긴 하다.
최근 거래소가 보유한 비트코인에 대한 소식이 나오자 투자자들의 댓글 반응이 뜨거웠다. 빗썸이 수상하다며 '뱅크런'을 의심했고, 과거 파산했던 거래소의 이름을 소환하며 빗썸이 '먹튀'(돈을 벌어들이고 수익만 챙겨 떠나는 것)를 준비하고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빗썸이 보유한 비트코인과 뱅크런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투자자가 거래소에 위탁한 가상자산은 모두 '별도'로 관리된다. 현재 빗썸이 위탁 보관하고 있는 비트코인은 4만4900개다.
빗썸이 보관하고 있는 비트코인은 사실 100개가 아니라 4만5000개인 셈이다. 당연히 업비트도 위탁받은 비트코인 17만6650개를 별도로 가지고 있다. 빗썸을 통해 코인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빗썸은 망하기엔 자산이 너무 많다. 현재 가지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1조5000억원이 넘는다. 이 중 예치금을 포함해 9500억원의 사용이 제한돼 있지만, 이를 감안해도 5000억원 이상의 여윳돈이 있다.
빗썸이 불안하다면, 업비트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업비트의 현금성 자산은 3조6237억원이고, 이 중 3조3200억원이 사용할 수 없는 예치금이다. 업비트의 여윳돈은 3000억원인 셈이다.
물론 업비트는 보유하고 있는 2조원 규모의 비트코인이 있다. 다만 업비트가 돈이 과하게 많은 것이지, 빗썸의 재정상황이 불안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뱅크런과는 무관하게 빗썸이 가지고 있는 비트코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정도로 적은 것은 맞다. 그동안의 업력과 시장 점유율을 생각하면 업비트 만큼은 아니더라도 최소 5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은 들고 있는 것이 합리적이다.
여기서 살펴봐야 할 것은 과연 빗썸은 그 많은 비트코인을 어디에 썼는가다. 빗썸은 지난해 3분기에만 500개의 비트코인을 처분했다. 같은 기간 업비트가 처분한 비트코인은 92개에 불과했다.
회계상 처분으로 처리했지만 시장을 통한 현금화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급'은 가능하다. 빗썸은 그 많은 비트코인을 이벤트로 투자자에게 지급했다.
아직 4분기 보고서가 나오지 않았지만, 빗썸의 비트코인은 더 줄어들었을 것이다. 작년 4분기는 빗썸의 이벤트가 '절정'에 이르렀던 시기다. 빗썸은 왜인지 모르겠지만 11주년을 기념하며 100억원씩, 300억원씩 비트코인을 많이도 쐈다.
이유는 '점유율 확보' 하나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난해 4분기는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과 함께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끝없이 치솟았던 시기다. 역사적 최고점도 이때 나왔고, 국내 투자자의 거래대금은 주식시장을 뛰어넘었다.
그만큼 신규유입이 활발해졌고, 빗썸은 이 기회를 놓치기 싫었을 것이다. 또 이 전략이 아직까지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23%였던 점유율이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했던 10월에는 35.6%까지 늘었고, 아직까지 27%대를 유지하고 있다.
빗썸은 가지고 있는 비트코인을 이벤트 목적 외 단 한번도 처분한 적 없다고 단언했다. 이벤트의 효율성은 나중에 따지더라도 이벤트 자체를 욕하긴 어렵지 않을까. 업비트의 1만6000개 비트코인은 꽤 오랜 기간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여유에서 나온 결과일 수도 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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