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짜 카드 배송' 등 기관사칭형 수법에 속은 60대 고령층의 고액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수법이 더욱 교묘해진 카드 배송 사칭 등 보이스피싱이 증가해 금융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13일 당부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중 소비자경보 '주의' 발령에도 해당 범죄가 지속해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를 '경고' 단계로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최근 고액 피해자의 2명 중 1명은 60대 고령층을 타깃으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 피해자의 약 80%가 여성으로 특히 60대 여성이 과반수를 차지했다. 서울은 강남3구의 피해액이 서울 전체 피해액의 약 30%로 비중이 컸다.
사기범들은 신청하지 않은 카드가 발급됐다고 피해자가 오인하게 만들어, 카드사 고객센터로 위장한 사기범들의 연락처로 전화하게 유도하고 있다. 기존에 카드배송 미끼문자를 발송했으나 문자 차단 대책 등이 시행됨에 따라 배송원을 사칭해 전화하거나 위조된 실물카드를 직접 배송하러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범행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공식 등록 원격제어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를 유도하는 수법도 썼다. 피해자가 가짜 고객센터로 전화해 개인정보 유출로 명의가 도용됐다며 보안점검과 악성 앱 검사, 사고 접수 등을 이유로 앱 설치를 유도하면서 실제로는 원격제어 앱을 설치하는 방식이었다.
이 밖에 검찰과 금감원을 사칭한 정교한 시나리오로 피해자를 완전히 '가스라이팅'하는 심리지배 방식이나, 피해자를 조종해 직접 자금 이체를 유도하는 피해도 발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본인이 카드를 신청하지 않은 경우 배송직원이 알려준 번호가 아닌 카드사를 통해 경위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며 "원격제어 앱이나 악성 앱 설치가 의심되는 등 조금이라도 꺼림칙하다면 본인의 휴대폰이 아닌 가족 등 지인의 전화를 이용해 경찰에 상담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