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대표적 지지기반 산업
GM CEO만나 산업 영향 논의
자동차·의약품 등 4개 면제 검토
존슨 미국 하원의장 "기대감"
GM CEO만나 산업 영향 논의
자동차·의약품 등 4개 면제 검토
존슨 미국 하원의장 "기대감"
![[기획] 물가압력·업계반대·의회요구… 트럼프 車관세 `브레이크`](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1402100332064001[1].jpg "[기획] 물가압력·업계반대·의회요구… 트럼프 車관세 `브레이크`")
이미 물가 상승이 시작된 가운데 관세 인상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 등 시장 물가에 영향이 품목은 관세 대상 품목에서 제외될 것이란 예상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더구나 자동차 산업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지지기반 중 하나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현대차는 13일 전장 대비 5.25% 오른 20만8500원에, 기아도 2.84% 오른 9만43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1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이날 자동차·의약품이 조만간 발표될 상호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밝혔다. 존슨 의장은 이와 관련, "백악관이 다르게 대응할 일부 분야가 있으며 그중에는 이 두 분야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일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회동하는 자리에서 자동차와 의약품을 비롯해 4가지 분야에서 상호 관세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몇주간 철강·알루미늄뿐 아니라 반도체와 자동차, 의약품에 대해 들여다 볼 것이다. 모두 우리나라로 많은 일자리를 가지고 오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 직후 반도체와 자동차에 대한 관세 우려가 확산됐다.
하지만 존슨 하원의장의 발언대로면 반도체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자동차의 경우 관세가 면제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이는 미 정부가 물가상승 등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부담에 부딪힌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 3%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6월(3.0%) 이후 7개월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바이든 인플레이션 상승"(BIDEN INFLATION UP)이라고 주장했지만, 관세 정책이 이어질 경우 시장 물가는 더 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트럼프 중국에 10% 보편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으며, 다음달부터는 모든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자유무역협정국인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관세는 한달 유예하기로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상호관세로 발표할 예정이어서 여전히 인플레이션 우려는 상존한다.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는 다수 업종의 원가 부담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자동차 강판에 사용되는 데다, 안전과 직결된 소재라는 점에서 공급망을 다변화하기도 어렵다.
알루미늄의 경우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원가가 올라가면 차량 가격이 높아지거나, 프로모션 축소로 이어지는 것이 일련의 과정인 만큼 물가 상승의 주범이 될 수 있다. 관세 예외 품목에 자동차가 거론된 배경으로 꼽힌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연합(EU)은 연 80만대의 차량을 미국으로 수출하는데 관세를 2.5%에서 10%로 높이면 대당 300만~400만원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인센티브 비용 (증가)가능성을 시사한다"며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현지생산을 위한 차 강판 수입물량을 80만톤으로 가정 시 연간 2000억원의 비용 상승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미국에 투자한 외국계 기업뿐 아니라 미 현지 완성차 업체들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자국 자동차 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표적으로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뉴욕서 열린 자동차산업 콘퍼런스에 참석해 "장기적으로 볼 때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미 자동차 업계는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메리 바라 제네럴모터스(GM) CEO도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자동차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관세와 다른 정책들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압박하며 금리 인하로 물가 상승을 잡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SNS에 "금리는 인하돼야 한다. 이는 다가올 관세와 함께 진행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 하원 청문회에서 "국민들은 연준이 계속해서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며 경제 상황에 근거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확신해도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정책을 강행하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백악관을 방문하기 전에 상호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해 구체적인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상호관세는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한국은 대상에서 벗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이와 별개로 철강 외 추가 관세 품목이 늘어날 가능성도 상존해 불확실성은 여전한 분위기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경우 농산물에 매겨지는 관세가 높지만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 기계류, 반도체 등은 미국산 수입 관세율이 이미 낮은 편"이라면서도 "미국에 매겨지는 관세율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추가 관세 위협을 제기할 수 있다. 대미 흑자를 크게 기록하는 효자 품목이 대상으로 철강 외 자동차, 기계, 반도체·전자기기, 가전, 플라스틱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한편 CBS의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6%가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를 낮추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