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 대행도 '계엄 질문' 진땀…"예산삭감 계엄요건 아냐, 부정선거 없다고 생각"
野 대규모 추경론엔 與 "일방적 4조 삭감 닷새 만에 야바위"…崔는 "추경 공감"
주52간제 쟁점 남은 반도체법엔 당정 목소리…안덕근, "대왕고래 포기 안해"
여야가 2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 경제 분야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를 놓고 예산편성·불경기 책임 공방을 벌였다. 여야 관심사인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 필요성, 1차 시추 실패로 귀결된 대왕고래 프로젝트(동해 심해유전 탐사)를 놓고 기싸움도 이어졌다.
13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경제부총리가 출석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김용민 의원이 질의자로 나서 "계엄 이후로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며 "12·3 비상계엄 선포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고 윤석열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데 맞느냐"고 지적했다. 최 권한대행은 "대통령께서 사법절차나 헌법재판소 심판 절차에서 말씀한 것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이 꺼낸 계엄 명분 관련,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야당의 예산 삭감이 비상계엄의 요건이 되느냐'고 묻자 최 대행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총선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해서도 "부정선거 논란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논란이) 굉장히 안타깝다"고 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국회 선출 헌법재판관 3인 중 마은혁 후보자 임명만 여야 합의를 요구하며 보류한 최 대행에게도 국정혼란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정부에 요구해온 대규모 추경을 둘러싸고는 여당 의원들이 반발의 목소리를 높였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일방적으로 (본예산을) 4조원 깎아놓고 닷새 만에 추경 이야기를 꺼냈다"며 "완전 야바위 정치"라고 했다. 나아가 "탄핵으로 행정부 마비시키고 예산 감액으로 국정 마비시켜놓고 (추경) '30조' 했다가 '35조 한다'고 한다"고 민주당을 성토했다. 의한 법무부·검찰·경찰 특활비와 특경비 전액삭감도 질타했다.
민주당은 민생회복·경제성장 등을 내세운 35조원 규모 추경안을 제시한 상태다. 최 대행은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로 추경 공감대가 보였다며 "민생이 어렵고 글로벌 교역의 불확실성도 있어 정부도 그 부분에 대해 논의하잔 입장"이라고 했다. 세부사항의 경우 "예정된 국정협의회에서 추경의 기본 원칙을 논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는 20일 국정협의회 첫 회의엔 최 대행과 우원식 국회의장, 거대양당 대표가 참석 예정이다.
반도체 특별법 주 52시간 예외적용 특례조항, 국민연금 모수·구조개혁 우선순위 등으로도 여야는 대치 중이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질의로 "반도체특별법을 민주당이 반대하는 건 글로벌 반도체 산업경쟁에서 그냥 백기 들고 투항하잔 뜻"이라며 "고급 연구개발 인력들에 한해 근로시간 족쇄를 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장관도 특별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한다고 했다.
고 의원은 또 그래픽 저장장치(GPU) 부족 상황을 짚으며 "민주당이 감액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AI(인공지능) 인프라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탓"이라고 지적했다.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국회에서 GPU 관련 500억 증액 논의가 있었지만 삭감됐단 취지로 답했다. 한편 지난 6일 1차 시추 불발이 확인된 대왕고래 프로잭트에 관해선 안 장관은 "포기하지 않는다"며 "추경이나 이후 작업에서 예산이 확보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1차 시추 과정에서 대단한 히트를 못 쳤지만, 유망성 구조를 파악했을 때 갖고 있었던 석유 시스템은 양호하게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금 1700개가 넘는 시료를 확보했기 때문에 이를 분석해 2차 보정하고 향후 예정된 탐사 시추 작업들을 지속적으로 일관성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1차 시추 결과 발표를 서둘렀다'는 여당 측 반발엔 "시추선이 출항한 상태에서 국가적 관심이 많은 사안이라 언론 문의가 들어왔다"고 해명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경제부총리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지원(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