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옳음을 추구함에 값을 치뤄야 한다면 달게 받을 것"이라며 울산시당위원장직을 사퇴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 지역 6개 당협의 실질적 추대로 시당위원장이 됐으나 더 이상 추대의 실질을 유지할 수 없기에 사퇴하는 것이 민주적이라 판단했다"며 "그동안 시당위원장직을 수행하는데 도움을 주신 분들과 당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 올린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물론 국회로 돌아온 '쌍특검법'(내란 일반·김건희 여사 특검법) 표결에서 부결 당론을 따르지 않고 찬성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후 김 의원은 당 지도부로부터 탈당을 권유받거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로 자리를 옮기는 등 압박에 시달렸다.
이날 6개 당협의 실질적 추대가 철회된 배경 역시 비상계엄 해제와 대통령 탄핵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라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다만 김 의원은 "국회의원은 헌정질서를 수호할 것을 선서했고 헌법상 헌정질서 수호의무가 있다"며 "제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결정이고 미래세대에 부끄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당론과 반대된 자신의 행보는 '명예로운 불복종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만일 그날 대통령 탄핵이 가결되지 않았다면 대한민국은 극단에 몰린 자들이 벌인 참혹한 사태에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기도 어렵다"며 "명예로운 불복종의 용기가 귀감이 돼야 미래에 다시 있을 수 있는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하고 정의로움이 지켜질 수 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차기 울산시당위원장과 집행부 등에 공정·합리·개방·포용·자율·자유 등 보수의 가치를 지키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 신뢰를 얻어 가는 정도 정치, 나쁜 정치를 지양하고 사회를 통합하는 정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의원은 "정치가 이익집단화되거나 불법을 공유하는 집단이 돼서는 안 된다"며 "정치는 국민을 위하는 데서 시작하고 국민을 위하는 데서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강승규 의원이 추진 중인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탄핵소추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헌법재판관들이 양심에 따라 판단할 수 있도록 헌법재판소 흔들기를 해서는 안 된다"며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오면 그것을 존중하고 따라서 사회적 안정을 이룩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보수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울산시당분들이 더 이상 저를 신임할 수 없다면 당연히 내려오는 것이 맞다"며 "민주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지도자는 내려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개 시당위원장도 민주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하면 직을 내려놓는데 대통령은 더 빨리 내려와야 하지 않겠나"라고 쓴소리를 던졌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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