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수 대변인은 14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날인 13일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박 의원을 향해 치매라는 발언을 한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윤리위 제소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상대로 질의하며 학창 시절 공부를 매우 잘해 이른 나이에 행정고시에 합격한 천재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최 대행의 학창 시절 별명이 '짱구' 아니었느냐"며 "그런 천재 짱구가 대한민국을 위해 짱구 노릇을 해야지, 내란 수괴 윤석열을 위해 짱구 노릇을 해서 되겠는가"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여당 측 의석에서 "치매"라는 항의가 나왔다. 이를 들은 우원식 국회의장은 "대선배한테 치매 소리는 과하다"며 제지했다. 우 의장은 "저도 국회의원 여러 차례 해봤는데 지금처럼 과한 적이 없다"고 쓴소리했다. 박 의원은 1942년생으로 22대 현직 국회의원 중 가장 연장자이자 5선 중진이다.
민주당은 강한 유감 표명에 나섰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박 의원을 조롱하며 '치매 걸렸냐 치매'라는 망언을 내뱉었다"면서 "국민을 대표하는 동료이자 우리 헌정사의 중요한 인적 자원이기도 한 선배 국회의원에게 결코 해서는 안 되는 매우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강 대변인은 "어르신들을 욕되게 하는 국민의힘 의원 발언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사람의 자격을 의심케 한다"며 "국민의힘은 당장 망언을 한 의원이 누군지 밝혀 윤리위에 회부해 엄중 징계하고 박 의원 전남 해남군·완도군·진도군 주민들, 국민들께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대변인은 특히 이번 사건이 '의원은 본회의나 위원회에서 다른 사람을 모욕하거나 다른 사람의 사생활에 대한 발언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국회법 146조에 어긋난다고도 짚었다. 이와 함께 국회법 155조는 '국회법 제146조를 위반하여 본회의 또는 위원회에서 다른 사람을 모욕하거나 다른 사람의 사생활에 대한 발언을 하였을 때 윤리위 심사를 거치지 아니하고 그 의결로써 징계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해당 망언을 한 국민의힘 의원을 반드시 징계하겠다"며 "이를 토대로 국민의힘 의원이 망쳐놓은 국회의 인권과 품격을 되찾겠다"고 덧붙였다.
전용기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치매'라는 발언은 단순한 실언이 아니라 나이에 대한 차별이자 국회 품위를 땅에 떨어뜨리는 망언"이라며"선배 의원을 향해 모욕적인 말을 내뱉은 해당 의원은 스스로 공경 따위 저버린 '인간 말종'이 되기를 선택하지 말고 국민 앞에 나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직격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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