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022년 세수초과, 2023~2024년 세수 부족
해외 주요국 비교해도 한국 세수 오차율 높아
정부-ETRI 세수추계모형 개발
해외 주요국 비교해도 한국 세수 오차율 높아
정부-ETRI 세수추계모형 개발
16일 기재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세수추계 오차가 발생했다. 지난해 예산안 대비 세수가 30조8000억원이 부족하면서 오차율 -8.4%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오차율이 -2.2% 수준이었지만 2021년 21.7%, 2022년 15.3%, 2023년 -14.1%가 오차 폭이 컸다. 2021년(61조3000억원)과 2022년(52조6000억원)에는 세수가 많이 걷히면서 세수초과가 나타난데 이어, 2023년(56조4000억원)과 2024년(30조8000억원)에 예산보다 세수가 덜 걷히면서 2년 연속 결손이 이어졌다.
정부는 세수 오차의 원인으로 '대외불확실성'을 꼽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수 오차가 커진 것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대외 의존도가 높지만, 대외요인이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오차가 늘어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외의존도가 높은 다른 국가들도 오차가 늘어났다고 부연했다.
2020~2023년 기준 주요국 세수 오차율을 보면 한국은 12.4%를 기록했다. 독일 5.7%, 일본 7.3%, 미국 7.8%, 영국 9.6%, 캐나다 10.3%로 세수 오차가 발생했다. 다만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한국의 오차율(12.4%)은 큰 편에 속한다.
세수가 예상보다 덜 걷히자, 정부는 각종 기금을 '영끌'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맸다. 지난해 세수재추계에 따라 정부는 국세 부족분 29조6000억원은 기금·특별회계 가용 재원 14조~16조원으로 대응했다. 공공자금관리기금은 4조원 내외, 외국환평형기금 4조~6조원, 청약저축 등 재원으로 조성된 주택도시기금 2조~3조원, 국유재산관리기금 등에서 3조원을 활용했다. 또 지자체와 지방교육청으로 보내는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6조5000억원을 집행을 보류했다.
문제는 올해도 세수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올해 국세수입 예산안은 382조4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5조9000억원 늘어야 한다. 그러나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3조9000억원의 세수 결손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소득세, 상속세와 증여세 등에서 덜 걷히면서 정부 예상보다 완만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수 추계가 잘 되려면 경제성장률, 경제전망이 잘 돼야 한다"며 "그러나 지금은 감세로 기업이 투자가 늘어나면서 경제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경제 전망이 맞지 않았다. 경기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1년 전에 경기와 세수를 전망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연말 전 세수추계 하는 등 유효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세수추계 오차를 줄이고 개선을 위해 세수추계과정에 외부 전문기관 등이 참여하고,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기재부는 거시 지표 설정부터 예산 과정까지 세수추계 과정 전반에 국회·전문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을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재부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와 공동으로 AI·빅데이터 기반의 세수추계모형을 개발하고 있다. 작은 규모의 경제 단위를 설정하고, 거시 지표나 다양한 변수가 변할 때 그 변화가 세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는 방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ETRI에서 개발기간을 일정 년도로 잡고 있는데, 단계별로 나오는 결과를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은 순차적으로 활용해 나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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