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모더나와 화이자가 공격적인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섰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기술을 바탕으로 백신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한편 최근 돈이 몰리는 비만치료제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16일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모더나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 9억6600만달러의 매출액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28억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순손실 규모는 11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2억1700만달러 순이익에서 적자 전환했다.
CNBC는 "모더나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4분기 매출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 백신 수요가 감소하면서 예상보다 큰 손실을 입었다"며 "매출 총액의 대부분(9억2300만달러)은 코로나19 백신에서 나왔는데, 이마저도 전년 대비 66% 감소했다"고 전했다. 모더나 측은 "회사가 특정 국가와의 사전 구매 계약을 단계적으로 폐지함에 따라 국제적으로 코로나19 백신 판매가 줄었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향후 3년 동안 10개의 mRNA 백신 신제품을 승인받아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모더나는 차세대 코로나19 백신인 'mRNA-1283'과 18~59세 고위험 성인을 위한 RSV 백신(mRNA-1345)을 선보인 데 이어 독감·코로나19 복합 백신인 'mRNA-1083' 승인을 위해 FDA에 자료를 제출한 상태다. FDA는 오는 5월 모더나의 차세대 코로나19 백신 승인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6월에는 모더나의 RSV 백신 승인이 예상된다. 모더나는 글로벌 제약사 머크와 함께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 환자용 mRNA-4157 등 암 백신도 개발 중이다.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을 이을 미래 캐시카우로 '비만치료제'를 보고 있다. 화이자는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24.6% 성장한 177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억1000만달러로 전년(33억6900만달러 손실) 대비 흑자 전환했다.
비용 절감 조치와 함께 꾸준한 코로나19 백신 판매가 영향을 미쳤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은 지난해 4분기에만 33억8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는 예상치보다 약 2억8000만달러가 많은 수준이다.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를 대체할 미래 먹거리 발굴이 필요한 상황이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는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5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비만치료제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화이자는 지난 2023년 12월 개발 중이던 다누글리프론의 1일 2회 제형 임상시험을 한 차례 중단했다. 당시 임상 2b상 시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지만, 메스꺼움과 구토, 설사를 비롯한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다수의 시험 참가자들이 투약을 포기했다. 이후 화이자는 임상 3상 시험 진행을 포기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다누글리프론의 개발 경로를 바꿔 1일 1회 제형의 새로운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현재 다누글리프론은 후기 임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화이자의 항암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에도 주목하고 있다.로이터는 "화이자는 2023년 암 치료제 개발사 시젠 인수를 통해 수익성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시젠의 암 치료제 Padcev의 4분기 매출액은 4억44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4억4000만달러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