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17일 총 1조6000억원 규모의 무보증사채를 증권시장에 상장한다. 당초 1조원 모집이 목표였으나 수요예측에서 3조745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리며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조달된 자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타법인증권 취득자금이다. 이는 북미 배터리 합작법인에 투자하기 위한 것으로 전체 조달액의 70%에 해당하는 1조1250억원이 배정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자금을 캐나다 스텔란티스 합작법인과 미국 오하이오 혼다 합작법인(L-H Battery Company), 미국 조지아 현대차 합작법인(HL-GA Battery Company LLC)에 투입해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북미 3개 합작법인의 지분을 단계적으로 취득할 예정이다.
특히 현대차 합작법인의 지분 취득은 LG에너지솔루션의 100% 자회사인 미시간법인을 통해 이뤄진다. 해외 종속회사를 활용한 출자로 현지 법·규제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고 글로벌 투자 구조를 최적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에코프로의 경우 지난 14일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400억원 모집에 57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1.5년 만기 회사채는 250억원 모집에 420억원이 몰렸고, 2년 만기 회사채는 150억원 모집에 150억원이 들어왔다. 발행 금리는 1.5년 만기가 연 4.9%, 2년 만기는 연 5.2%로 결정됐다.
이번 채권 발행은 기존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 건전성을 우선적으로 높이는 목적이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설비 확충과 기술 개발이 필수적인 만큼 재무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에코프로의 핵심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국내를 넘어 북미, 유럽 현지에 양극재 생산시설을 확보할 계획이다. 당장 이번 분기에 포항 CAM8공장과 LFP(리튬인산철) 파일럿 신규 공장이 준공될 예정이며, 헝가리와 캐나다 등 다수의 양극재 공장 증설이 진행 중이다.
SK온의 경우 회사채 발행 시기를 신중하게 조율하고 있다. 당초 올해 초 회사채 발행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기록한 1조866억원의 영업손실과 고금리 환경, 투자 심리 위축,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섣불리 발행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SK온이 발행을 검토 중인 회사채에 대해 A+(안정적) 등급을 부여했다.
SK온은 올해 북미에서 각각 포드, 현대차와의 합작 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어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포드의 경우 올해 2분기부터 순차 가동이 예정돼 있다. 향후 시장 환경과 금리 동향을 면밀히 분석해 최적의 발행 시점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정책 불확실성 자체가 향후 이차전지 업체들의 투자자금 조달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점은 부정적 요인"이라며 "여기에 멕시코와 캐나다 혹은 이외 국가로 관세 부과 정책이 확대될 경우 국내 이차전지 밸류체인 전반의 수익성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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