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술로 소재과학에 혁신적 변화… 실험 없이 소재 합성 가능
재료물질까지 높은 정확도로 예측… 완전 자동화된 플랫폼 준비
재료물질까지 높은 정확도로 예측… 완전 자동화된 플랫폼 준비
![[이준기의 과·알·세] AI 소재합성 예측기술 개발해 무기 신소재 설계 비약적 단축](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1702101202731001[1].jpg "[이준기의 과·알·세] AI 소재합성 예측기술 개발해 무기 신소재 설계 비약적 단축")
나경석 한국화학연구원 디지털화학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화학연의 유일한 AI 연구자인 나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KAIST와 공동연구를 통해 무기 소재 합성에 필요한 재료 물질(전구체 물질)을 예측하는 AI기술을 선보였다.
전구체 물질은 특정 물질을 만드는 과정에 쓰이는 모든 재료물질을 일컫는다. 가령, 이차전지 배터리의 양극재인 리튬 인산철을 합성하기 위해선 탄산리튬, 산화철, 인산 등 3개의 전구체 물질이 필요하다. 이런 금속 등의 무기 화합물 합성에 요구되는 재료물질은 복잡한 원소 구조 등으로 합성 경로를 AI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AI, 소재과학 분야에 활용 증가= 최근 생성형 AI가 점점 고도화되면서 소재과학 분야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첨단 신소재 개발을 넘어 신소재 합성에 필요한 재료 물질과 물질 간 최적의 합성 경로 및 비율을 예측해 주는 AI 기반 소재 합성기술이 소재과학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4월 글로벌 인포메이션이 발표한 '컴퓨터 지원 합성 플래닝용 AI 시장 분석 및 전망'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소재 합성 예측 기술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3년 14억 달러로 전망됐다. 매년 평균 43.8%의 시장 성장률을 보여 2029년에는 1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AI 기술 발전과 소재과학 분야 활용 증가에 따른 것으로, 신약 개발과 화학산업의 효율성 향상과 혁신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소재과학 분야에서 AI 기반 전구체 물질 탐색을 위한 연구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두 기업은 '소재과학 연구팀'을 새로 만들어 소재과학에 범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AI 기반 소재 합성 예측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기존 AI 기술은 특정 소재 응용 분야나 특정 전구체 물질에만 적용할 수 있고, 전구체 물질의 상세한 물성을 개별적으로 알고 있어야만 합성 공정을 예측할 수 있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나 선임연구원은 "금속 등 무기 화합물 소재는 복잡한 3차원 구조와 다양한 원소로 이뤄져 있어 신약과 같은 유기 소재 합성을 위한 AI 기반 예측 기술에 비해 연구가 더디게 진행돼 왔다"며 "기존에 개발된 AI 기반 소재 합성 예측기술 역시 재료 물질을 알고 있어야 합성 공정을 예측할 수 있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준기의 과·알·세] AI 소재합성 예측기술 개발해 무기 신소재 설계 비약적 단축](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1702101202731001[2].jpg "[이준기의 과·알·세] AI 소재합성 예측기술 개발해 무기 신소재 설계 비약적 단축")
나 선임연구원은 2만 건의 소재 합성 관련 논문을 AI로 학습시켜 2800건의 소재 합성 실험을 통해 80%의 정확도로 합성에 필요한 전구체 물질을 예측하는 AI 기반 소재 합성 예측기술을 개발했다. 최신 딥러닝 기술인 '그래프 인공신경망'을 적용했다. 이를 기반으로 원자 구조나 결합 정보 필요 없이 목적 물질과 후보 전구체 물질의 열역학적 에너지 차이를 계산해 소재 합성에 중요하게 관여하는 전구체 물질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새로운 AI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소재합성 실험 데이터와 합성 노하우를 보다 많이 확보할 수 있다면 예측 정확도를 90%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 다만 공개된 실험 데이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데이터 및 합성 노하우 공유에 연구자들이 소극적인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이준기의 과·알·세] AI 소재합성 예측기술 개발해 무기 신소재 설계 비약적 단축](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1702101202731001[3].jpg "[이준기의 과·알·세] AI 소재합성 예측기술 개발해 무기 신소재 설계 비약적 단축")
나 선임연구원은 "배터리, 연료전지, 반도체, 원자로, 우주, 드론 등에 사용되는 새로운 소재의 합성 연구에 우리의 AI 플랫폼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여 소재과학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 개입 없이 전구체 물질부터 합성 공정까지 모두를 예측하는 완전 자동화된 플랫폼을 2026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신소재 개발 자체의 모든 과정을 사람이 관여하지 않는 플랫폼을 만들어 공공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여기에는 AI와 로봇이 핵심기술로 적용될 예정이다.
나경석 선임연구원은 "소재 합성을 완전히 자동화한 플랫폼을 이용하면 적게는 한 달에서 많게는 1년 걸리던 기간을 1주일로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반도체 식각 공정에 쓰이는 온난화 유발 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AI로 자동 탐색·합성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소재 설계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생성형 AI를 적용한 '매터젠 ', 구글의 '구글놈' 등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신소재 합성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비약적으로 단축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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