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담합 의혹과 관련해 재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내 '이자장사' 지적에 몸사리고 있는 은행들은 담합은 말도 안된다고 전했다.
공정위는 17일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본사에 조사관을 파견, 자료 확보 및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공정위가 재심사 결정을 내린 '4대 시중은행의 부당한 공동행위' 사건의 후속 절차다. 재조사는 지난 10일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공정위는 4대 은행이 약 7500건에 달하는 LTV 자료를 공유한 뒤 이를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해 시장 경쟁을 제한하고 부당한 이득을 취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조사를 이어왔다.
LTV는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이 돈을 빌려줄 때 대출 가능한 한도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이 정보를 공유하면서 담보대출 거래 조건을 짬짜미해 경쟁이 제한됐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두 차례의 전원회의를 통해 해당 사안을 논의했지만 지난해 11월 위원회는 "신중한 판단을 위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재심사 명령을 내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선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단순 정보 교환이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LTV를 제한하는 것보다 LTV를 늘려 대출을 많이 해주는 것이 오히려 은행들에게 이득이라는 이유다.
은행권 관계자는 "공정위는 LTV를 낮췄다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LTV를 늘려 대출을 많이 해줬다면 문제가 되지만 LTV를 낮춰 깐깐하게 대출을 한 것이 잘못이라는 것은 말이되지 않다"며 "공정위가 말하는 LTV 정보 교환도 단순 업무차 공유였을 뿐 담합이 아니다. 부당이익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