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의장·박주민 의원, 김택우 의협 회장·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간담회
禹의장 "정부여당에 대화 촉구했지만 의료사태 1년…국회가 더 적극 문제해결"
'2000명 증원'에 김택우 "의대·수련 부실" 우려…박단 '전공의 노동권' 강조
우원식 국회의장과 야당이 17일 대한의사협회(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표자들을 만나 윤석열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 등 급진정책에서 초래된 의정(醫政)갈등 해법을 논의했다. 의대 정원 조정뿐 아니라 전공의(레지던트) 근로환경과 의료인 소송리스크, 업무개시명령 강제 논란도 거론됐다.
박태석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이날 오후 우 의장,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택우 의협 회장,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협 부회장) 간 간담회 후 기자들을 만나 우 의장이 의대 정원에 관해 "선발규모 조정 등, (의료공백 장기화)사태 해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우 의장은 간담회에서 "의료공백으로 상당수 국민이 불안감 속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고, 의료계 역시 정부와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많이 어려운 것으로 안다"며 "국정운영에 무한책임을 진 정부·여당에 유연성을 갖고 대화에 임할 것을 촉구했음에도 이 사태가 지금까지 이어져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또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선 그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며 "이제 국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 주요 당사자 대화 복원을 어떻게 해나갈지, 공동의 이익을 찾아가는 노력을 어떻게 현실화시킬지부터 시작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의료개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김 회장은 "준비되지 않은 의대 교육과 수련의(인턴) 교육부실은 대한민국 의료를 후퇴시키는 것"이라며 "오늘 이 자리가 대한민국 의료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고, 의료가 정상화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박 위원장은 "전공의들의 요구는 특혜나 특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고 호소했다. 요구사항에 대해선 "정치나 주술이 아닌 과학적인 방법으로 의사 수급을 추계하자"고 했다. 필수의료 기피 원인인 '의료소송 문제' 해결, 전공의 근로 주64시간·연속근무 24시간 이내로 단축, 수련환경평가위 정수 과반을 전공의 추천 위원으로 둘 것, 노동 3권에 반하는 의료법상 업무개시명령 폐지 등도 촉구했다.
의협 측은 우 의장과 박 의원이 민주당에서 을(乙)지로위 위원장을 역임해 약자를 위해왔다고 주목했다. 박 의원은 "의료 공백 기간 동안 초과 사망자가 1만명에 이른단 보도가 있었는데, 이젠 살릴 수 있는 분들이 돌아가시는 일은 막아야 한다"며 "열린 마음으로 듣고, 해법 마련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답했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집무실에서 김택우(왼쪽 두번째) 대한의사협회장과 박단(왼쪽)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박주민(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참석해 있다.<연합뉴스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