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부적절 광고물 시정조치
자극·현혹 문구로 조급함 유발
개정 전 무·저해지 상품 도마위
자극·현혹 문구로 조급함 유발
개정 전 무·저해지 상품 도마위
보험업계에서 불완전판매 우려를 키우는 절판마케팅이 되풀이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과당경쟁 등 문제 소지가 있는 상품을 규제하면 '막차를 타라'며 광고하고, 이후 이러한 건을 단속하면 중단하는 식의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보험협회와 총 1320개의 온라인 보험 상품 광고물을 점검해 절판마케팅과 같은 부적절한 광고 건에 대해선 수정·삭제 등 시정조치했다. 지난 2021년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보험협회와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집중 조사해 이 같이 조치했다. 소비자를 현혹하는 광고 문구와 관련 불완전판매 피해가 끊이지 않자 대응을 강화했다.
보험사 간 영업 경쟁이 심화하면서 단기간 한정 판매 등의 절판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하는 곳이 늘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번 집중 조사한 결과, 판매 중단을 예고하며 가입을 독려하는 절판마케팅 건이 많았다. 예를 들어 '1인실 60만원 진짜 마지막으로 더이상 연장없으니 이번 기회 놓치지 말아라', '두번 다시 가입 안되는 전설의 보험, 지금이 가입 타이밍', '이번 한 달만 자부상 80만원에 가입이 가능하다' 등의 광고 문구로 소비자들의 조급함을 유발해 가입시키는 식이었다.
특히 이러한 절판마케팅은 금융당국이 지나친 보장 특약 경쟁으로 '쏠림 현상'이 있다고 지적한 상품에 집중됐다. 지난해 대표적인 상품은 △독감보험(독감 진료 및 진단 시 최대 100만원) △상급종합병원 및 1인실 입원비용 특약(1인실 입원 시 최대 60만원) △암·뇌·심장 질환 주요 치료비 보험 비례형 특약(1년간 발생한 치료비 비례 지급) 등이 있었다. 보험 판매 채널에선 해당 상품이 판매 중단된 이후에 큰 보장 한도를 더이상 누릴 수 없다며 가입을 유도했다.
금감원은 반복되는 절판마케팅을 뿌리 뽑기 위한 검사 및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절판마케팅 등 부적절한 광고물에 대한 모니터링과 점검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면서 내부통제 리스크가 없도록 단속하기로 했다.
최근 금감원은 이러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달 초 한화생명과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한화금융서비스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말 판매 제동을 걸었던 경영인 정기보험 상품에 대해 절판마케팅을 벌였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을 대상으로 법인세 절감 등 절세 수단의 상품처럼 판매하거나, 모집 수수료의 일부를 리베이트로 제공하는 수법을 사용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오는 4월 상품 개정 전에 무·저해지 보험 상품이 또 한번 도마에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무·저해지 보험료가 최대 15% 안팎으로 오를 수 있어, 낮은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는 절판마케팅이 성행할 수 있다고 본다. 이 상품은 해약 환급금이 없거나 적어 일반 보험 상품보다 보험료가 저렴하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새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에 따라 건전성을 고려해 해지율을 보수적으로 잡는 등 부담이 커지면서, 상품 개정을 통한 보험료 조정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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