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방위 'AI 전략 토론회'
전문가 "투자 생태계 개선해야"
GPU 지원·평가지표 필요성도
전문가 "투자 생태계 개선해야"
GPU 지원·평가지표 필요성도
중국의 딥시크가 촉발한 미중 AI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국내 AI 스타트업을 유니콘으로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산업계 전문가들의 주장이 잇따라 나왔다. 또한 유럽의 규제 중심이 아닌 진흥 정책을 통해 AI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8일 서울 국회의원 회관에서 'AI 아마겟돈, AI 유니콘이 미래다'를 주제로 'AI긴급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는 중국의 딥시크 출시 이후 가속화되고 있는 미중 AI 패권 경쟁에서 국내 벤처, 스타트업의 현장 의견을 듣고 국회 차원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최근 메타와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국내 AI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퓨리오사AI의 정영범 상무는 첫번째 발제를 통해 "한국의 AI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기회를 가지는 동시에 기술, 자금 조달 등 여러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AI 경쟁에서 한국 기업들이 성공하기 위해선 차별화된 AI반도체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 자금조달 및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AI반도체 연구개발 지원금 확대와 관련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강화, AI 스타트업 펀드 조성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정 상무는 메타 인수설에 대해서도 입장을 피력하며 국내 열악한 투자 생태계에 아쉬움을 표명했다. 그는 "국내에서 투자를 받았으면 좋은데, 국내에서 우리가 원하는 규모만큼 되지 않아 안타깝다"며 "(매각과 관련해) 메타와 아직 결정된 사안이 없다. 매각 또는 지분 투자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정규 래블업 대표는 '스타트업들의 AX(인공지능 전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과 정책 제언'에 관한 주제발표에서 "앞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통할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생존이 어려운 시대가 올 가능성이 크다"고 국내 AI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 스타트업들이 AX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면 정부 지원이 벤처캐피털적 마인드를 갖고 신속하고 과감하게 실패를 전제로 한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으로 "3개월 준비·6개월 단기 지원이라는 속도전식 프로그램은 급변하는 AI 시장에 부합하며 스타트업들이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행 창업과 진정한 글로벌 진출 의지를 구분하기 위한 평가지표를 정교하게 마련하면 더욱 효율적인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고석태 마인즈컴퍼니 대표는 'AI 기술 유니콘 육성을 위한 정책 제언'을 통해 "최첨단(SOTA) 모델 학습과 추론이 가능하도록 GPU 지원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면서 "GPU 자원을 누구에게 어떻게 지원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 가이드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안준모 고려대 교수는 AI에 대한 유럽의 규제보다는 산업 진흥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유럽이 혁신기술에 있어 규제 중심의 정책을 펼치다가 성장동력을 잃어버린 점을 상기하고, 이제는 규제보다는 진흥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AI 진흥을 위한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 차원의 AI인재 육성 필요성에 대한 주장도 나왔다. 박연정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전무는 "올해 국내 AI분야에서 부족한 인력은 1만4902명에 달하고, 연구 인력의 상당수도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 정부와 산업계는 중장기적인 AI 인재양성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태 소프트웨어중심대학협의회장은 "이공계 학생이 금전적 혜택, 조기 교육, 취업 보장, 사회적 지원 등의 종합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우수한 인재들을 이공계 유입시켜야 한다"며 "초·중·고교 단계에서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의 우수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특별한 교육과정과 지원을 제공해 이공계로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토론회를 공동 주관한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AI 유니콘을 육성하고, AI 국가전략 마련을 위한 골든타임이다. 전문가들의 고견을 예산과 법, 정책으로 반영해 나가겠다"고 했다.
국회 과방위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과방위가 AI 주무 상임위원회로서 긴급한 AI 전략 마련을 위해 여야 의원들이 힘을 함께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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