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에너지, 현지 생산공장 가동
원통형·LFP 등 해외진출 의지
CATL·BYD, 국제화 거점 구축
중국 EVE에너지(EVE Energy)가 해외 첫 생산 거점인 말레이시아 배터리 공장의 가동을 시작했다. 착공 후 불과 1년 6개월 만으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18일 Gasgoo 등 외신에 따르면 EVE에너지는 말레이시아 케다주 쿨림에 구축한 원통형 배터리 생산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는 해외 첫 제조시설로 2023년 8월에 건설을 시작한 지 약 1년 6개월 만에 구축부터 운영까지 완료한 것이다.
헤 잉셴 EVE 에너지 부사장은 첫 배터리 생산 기념식에서 프로젝트의 빠른 진행 상황을 강조했다. 말레이시아 공장의 장비 설치는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했는데 단 두 달 만에 생산라인의 시운전을 끝내고 첫 번째 배터리 제품을 출하했다.
그는 "불과 1년 반 전만 해도 우리는 이 시설을 구상하고 계획했는데 오늘 성공적으로 생산을 시작했다"며 "이 공장은 EVE 에너지의 국제화를 향한 첫 번째 단계일 뿐만 아니라 대량 생산을 달성한 첫 번째 해외 공장으로서 세계 시장과 연결하는 중요한 연결 고리"라고 강조했다.
EVE 에너지는 이곳에서 전동 공구와 전기 이륜차용 21700 원통형 배터리를 연간 6억8000만개 생산할 예정이다. 여기에 추가로 32억7700만위안을 투자해 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생산라인을 건설해 고객사인 테슬라에 납품할 계획이다.
EVE 에너지의 이번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은 중국 기업들의 해외 확장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CATL, BYD 등 주요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생산시설 구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독일과 헝가리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CATL의 경우 지난해 12월 스텔란티스와 합작 투자 방식으로 스페인에 LFP 배터리 공장의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달 21일 판 지안 CATL 공동 회장은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올해 안에 유럽 현지 완성차 제조사와 합작 투자를 발표하길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BYD는 중국 내수 시장을 넘어 브라질, 한국, 동남아시아, 유럽 시장까지 공격적으로 진출하며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BYD는 SNE리서치 기준 지난해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대비 37.5% 성장한 153.7GWh로 세계 2위로 올라섰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 상위 10개 기업 중 6개에 이름을 올리며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CATL(1위)과 BYD(2위)에 이어 CALB(4위), 고션(8위), EVE(9위), Sunwoda(10위)순이다. 한국은 LG에너지솔루션(3위)과 SK온(5위), 삼성SDI(7위)가 10위 안에 들어 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 생산 능력 확장이 아닌 차별화된 기술력과 지속 가능한 공급망 구축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한국은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VE 에너지가 지난 16일 말레이시아 원통형 배터리 생산공장에서 첫 배터리 생산을 축하하고 있다. EVE 에너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