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현역의원 주최포럼 참석
김경수, 행정수도 이전 토론회
김경수, 행정수도 이전 토론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하자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잠룡들이 연대 플랫폼을 통한 세력화에 돌입했다.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친명(친이재명)계에 대항할 수 있는 규모의 세력을 구축하려는 포석으로 관측된다. 이들은 일제히 '포용성', '다양성'을 외치며 이 대표를 정조준했다.
양기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사장을 맡은 '희망과 대안 포럼'은 18일 오후 경기 광명시 KTX 광명역 인근 웨딩홀에서 창립식을 열었다. 이날 창립식에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두관 전 경남지사, 박용진 전 의원 등 야권 잠룡들이 참석했다. 또 비명계로 분류되는 박광온 전 민주당 원내대표, 전혜숙·김철민·송갑석·윤영찬·윤재갑 전 의원 등도 대거 집결했다.
잠룡들은 12·3 비상계엄으로 민주주의가 무너졌다는 점을 짚으면서도 정치 대전환과 새로운 희망을 만들려면 민주당 역시 전통적 가치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이번 사태의 발단은 불법계엄과 내란을 획책한 윤석열 대통령과 그 세력들에게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둬야 할 것"이라면서도 "수습 과정에서 민주당이 좀 더 어른스럽게 국가를 걱정하는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랐던 국민들에게 적지 않은 실망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는 "민주당은 내부에서 다양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당의 전통적 가치인 다양성·민주성·포용성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며 "의견이 다르다고 몰아세우고 서로 갈라치기 하면서 적으로 삼으면 어떻게 국민들께 공존과 통합과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전 총리는 최근 이재명 대표가 '반도체 특별법 주 52시간제 예외' 등 문제를 두고 입장을 바꾸고 있는 것이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런 것까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당의 기본적 가치나 정체성을 바꿔야 할 일이 있으면 심도 있는 토론을 하고 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도 민주당의 다양성과 민주성, 역동성이라는 강점을 살릴 때 승리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특히 김 전 지사는 한 발 더 나아가 "당내 친명과 비명뿐 아니라 합리적 보수 세력까지 끌어안는 큰 결단이 있어야 위대한 대한민국을 정상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박 전 의원은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 전혜숙 전 의원 등을 거론하며 "저는 형님, 누님이라고 다정하게 부르지만 이분들은 한데 묶여 '비명횡사'라고 불린다"고 언급했다. 박 전 의원은 "넘어진 자리에서 손을 털고 무릎에 묻은 흙을 털고 그렇게 일어나야 한다"며 "그렇게 일어나 탄핵 정국의 잘못된 흐름을 다 끊어내고 대한민국이 더 밝은 광명의 길로 나설 수 있도록 다시 다짐하겠다"고 했다.
이른바 '개혁의 딸들'로 불리는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에게 '수박' 등의 단어 사용을 자제해 줄 것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 전 총리는 "개혁의 딸들로 일컬어지는 열혈 지지층 덕분에 민주당이 어려운 시기를 견뎌낼 수 있었다"면서도 "여러분이 쓰시는 분열과 증오의 언어가 대한민국을 분열과 고통으로 넣고 있다"고 전했다. 김 전 총리는 "예컨대 수박이라는 단어는 민족사의 비극과 상처, 희생과 피를 상징하는 수박이라는 단어였다"며 "그런 역사를 아신다면, 거기에 희생된 그 많은 우리 국민들을 생각하신다면 이제 그런 용어를 사용하지 않기를 이 자리를 빌어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다른 일정으로 창립식에 함께하지 못한 김동연 경기지사와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동영상 축사로 연대의 뜻을 전했다.
또 다른 비명계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행정수도 이전'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행정수도 이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정책이다. 친노(친노무현) 인사로 꼽히는 이 전 지사와 친문(친문재인) 대표주자 격인 김 전 지사의 이번 토론회 참석은 민주당의 '정통성'을 부각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김 전 지사는 "행정수도 관련한 부분은 개헌 사항"이라며 "제대로 된 지방정부를 위한 개헌이 따라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이재명 대표 체제 민주당'에 대해서는 "지금의 민주당이 국민에게 압도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민주당이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세희·윤선영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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