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몰아주기에 경쟁사 콜 차단"
타다, 카카오 상대 손해배상 소송
티맵, 적자 수렁… 쏘카는 고객 ↓
타다, 카카오 상대 손해배상 소송
티맵, 적자 수렁… 쏘카는 고객 ↓
K-모빌리티 기업들이 저마다의 악재에 처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기업간 법적 분쟁과 정부 규제 리스크, 성장 돌파구 마련이란 난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1등 기업은 1등 기업대로, 후발 기업들은 후발기업대로 만만치 않은 환경에 놓인 만큼 2025년도 험난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로 국내 택시 호출 시장에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지만, 타다 운영사인 브이씨엔씨와의 소송이 악재로 불거졌다. 이 회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498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3%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22억원을 기록, 이미 전년(387억원) 수준을 넘어섰다.
호실적 달성이 예상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타다는 지난달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카카오모빌리티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타다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사 가맹 택시에 호출을 몰아주고 경쟁사 호출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로 중형택시인 타다 라이트의 매출이 감소했으며, 택시 기사 고객 이탈 등 심각한 피해를 겪어 사실상 서비스를 종료한 상태라고 타다 측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기사가 좋은 콜을 골라잡아 생기는 승차 거부를 줄일 목적으로 배차 알고리즘에 배차수락률을 반영한 것으로, 사용자 편익을 위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기사의 일방적인 콜 취소, 브랜드 혼동 등 서비스 품질 저하를 막기 위해 타사 가맹택시와 플랫폼 제휴 계약을 추진한 것이란 설명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정부의 규제 칼날에도 대응해야 한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카카오모빌리티가 경쟁 가맹 택시 사업자에 제휴 계약 체결을 요구하고, 거절할 경우 소속 택시 기사의 호출을 차단하는 등의 혐의로 과징금 151억원을 확정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정위 제재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대리, 주차 등을 포함한 통합이동서비스(MaaS) 앱으로 자리매김하고, 올해 앱내 이동 서비스 간 시너지를 높이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해 3분기 순손실 122억원을 기록, 흑자 전환이 절실하다. 티맵모빌리티는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과 함께 인공지능(AI) 기술 중심으로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AI 기반 장소 추천 서비스 '어디갈까'를 통해 이동 및 장소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슈퍼앱 전략을 밀어붙이고 있다. 어디갈까 서비스는 올해 초 누적 사용자 1600만명을 기록하며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그간 축적해온 방대한 이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모빌리티 데이터·솔루션 부문'에 집중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쏘카는 기존 고객 이탈을 막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일이 절실하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OS 기준 쏘카 사용자 수는 지난해 8월 57만명에서 9월 49만명, 10월 45만명으로 줄어들다가 올 1월 42만명까지 떨어졌다.
쏘카는 카셰어링을 일상 영역에서도 더 자주 이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와 서비스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월 단위 상품인 '쏘카플랜'의 기간별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해 중장기 수요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B2C와 B2B 시장도 공격적으로 공략해 차량 가동률을 높이고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쏘카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는 이연된 차량 매각을 본격적으로 재개했으며, 올해부터 중고차 매출이 발생하면서 매출과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며 "건당 매출과 서비스 재이용률이 높은 '부름', '편도' 서비스 등 편의 서비스가 꾸준히 성장하면서 이용자 생애주기이익(LTV)도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우버와 네이버의 행보도 위협 요인이다. 우버와 네이버는 네이버 지도에서 우버 택시를 부르는 기능 탑재를 위해 내부 협의를 하고 있다. 협업이 성사될 경우 우버 앱을 켜지 않아도 네이버 지도 앱에서 택시를 호출 할 수 있게 된다.
안드로이드 OS 기준 지난달 카카오T 이용자 수는 814만명이다. 같은 기간 네이버 지도 이용자 수는 1709만명으로, 카카오T의 2배다. 우버가 네이버를 등에 업고 국내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감으로써 카카오모빌리티의 독주체제를 흔들지도 주목된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