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대 초반까지 추락할 것이란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성장률 하락 가능성을 내비쳤다. 국내외 기관들은 이미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조정했다. 1%대 초반을 전망하는 해외기관도 있다. 이에 오는 25일 한은이 발표하는 수정경제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이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올해 한국 성장 전망에 대한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1.6% 정도로 다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달 1.6~1.7% 범위로 성장률을 제시했던 것을 감안하면 하방 위험이 더 커진 상태로 판단한 것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1월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제시했다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성장률 전망치가 1.6~1.7% 정도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을 수정했다.
이 총재는 "성장률 하향에는 비상 계엄으로 인한 영향 뿐만 아니라 미국의 경제정책, 미국 중앙은행(연준·Fed)의 금리 정책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며 "오는 25일 금통위에서 새로운 예측치를 발표할 때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성장 회복을 위한 추경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적정한 추경 규모에 관한 윤호중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15조~20조원 규모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서 20조원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말했을 때는 지금과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감안했던 것"이라며 "추경의 시기, 규모, 내용 모두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외 기관들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내려잡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0%에서 1.6%로 하향했다. 기획재정부는 '그린북'을 통해 트럼프 신정부 출범과 내수 회복 지연 등에 경기 침체를 우려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의 성장률 전망치는 1%대 초반도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CE)는 정치적 불안과 건설 경기 악화에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1.1%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은 올해 우리 성장률을 최근 1.3%에서 1.2%로 조정했다. 씨티은행은 1.4%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반도체 경기 하강 국면에 따른 수출 타격, 소비 회복 지연을 주요 원인으로 짚었다.
IB들이 예상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9월 말만 해도 평균 2.1%를 유지했었다. 하지만 수출 둔화세가 본격화된 지난해 10월 말 이후 2%로 떨어진 뒤 계속해서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내수 부진 흐름이 지속되고, 수출 모멘텀도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국내 정치 상황도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봤다.
오는 25일 한은 금통위 후 발표되는 수정경제전망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경제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늘어나면서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주문되는 분위기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2025년 경기전망 수정 브리핑에서 "반도체 부분은 나빠질 것으로 보이지 않지만 지난해 크게 성장했기에 올해 추가적으로 성장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는 대외 여건이 주로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주형연기자 jh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