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허무와 실존주의를 극복하는 AI시대 인생론](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1902102369058003[1].jpg "[논설실의 서가] 허무와 실존주의를 극복하는 AI시대 인생론")
착각하는 인간
김창민 지음 / 간디서원 펴냄
우리는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고 있지만, 마음 한구석엔 늘 '나는 누구이고, 잘살고 있는 건가'라는 질문을 지니고 다닌다. 질문 이면에는 허무주의가 그림자처럼 어른거린다. 대한민국이 세계 1위의 자살률을 기록하는 이유로는 과열 경쟁과 황금만능주의가 초래하는 인간관계의 단절과 상대적 박탈감을 꼽을 수 있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삶에 대한 허무주의도 한몫을 차지한다. 저자에 따르면 허무주의는 자아와 세계에 대한 비과학적 이해에서 비롯된다. 세계와 나, 나와 타인을 분리해서 인식하고, 나를 세계에 내던져진 존재로 인식하고, 타인을 오로지 대립과 경쟁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세계관에서 비롯된다.
책은 천문학, 진화생물학, 뇌과학 등 현대 과학의 성과와 문학, 철학, 심리학 등 인문학의 지혜를 종횡으로 엮어낸 '인간 설명서'이자 '인생 지침서'이다. 허무주의와 실존주의를 극복하고,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AI(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하는 대안적 인생론이다. 저자에 따르면 지구는 우주 속의 먼지이며, 그 속의 인간은 찰나를 살다가는 우주적 존재이다. 인간은 우주와 지구의 역사가 만든 우주의 한 부분으로서 생명 활동 중인 공생체다. 내가 곧 우주의 역사를 그대로 담아낸 존재인 것이다.
인간의 삶이 소중하고 의미 있는 것은 바로 유한하고, 유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와 자연, 나와 세계를 뗄 수 없는 한 덩어리로 인식할 때 서구의 허무주의와 실존주의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분노, 시기, 질투 등 자기가 느끼는 감정을 한 발 떨어져 관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점이다. 자기 반성적 사고 능력이다. 이 세상과 타인은 내 마음대로 쉽게 바꿀 수 없지만, 나의 마음을 잘 다스림으로써 평안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책을 읽고나면 동서양의 수많은 현자와 종교가 말하는 삶의 지혜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강현철 논설실장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