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금속이온원 장비 활용한 첫 서비스
원자로, 핵융합로 등 하루 만에 정밀 평가 가능
중성자와 유사한 이온 가속화해 가동 원전이나 핵융합로 등의 철강 재료 손상을 정밀 평가하는 서비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작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자체 구축한 중이온빔조사시설을 이용해 원자력과 핵융합 재료 연구를 위한 '철(Fe) 이온빔 조사 서비스'를 다음달부터 개시한다고 19일 밝혔다.
원자로나 핵융합로에서 방출되는 고에너지 중성자는 핵연료 피복관과 구조재료 등 핵심 부품에 손상을 입힌다. 재료 손상 정도를 평가하는 연구가 필요하지만, 연구용 원자로나 중성자발생장치 등으로 중성자를 직접 조사하는 시험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 해외에서는 중성자와 유사한 물리적 특성을 가진 이온으로 대체해 조사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온은 원자가 전자를 잃거나 얻어 전하를 띠는 입자로, 고온에서 원자를 기체화한 뒤 전기장을 이용해 생성된다. 생성된 이온을 가속화해 재료에 조사하면 중성자 조사 손상과 유사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 중에서 철 이온빔 조사는 가동 중인 원전과 차세대 원자로, 핵융합로 등에 널리 사용되는 철강 재료의 손상을 신속하고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철은 기체로 변화시키기 어렵고, 이온 추출이 까다로워 철 이온 빔 수요 증가에도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금속 원소를 이온화해 가속할 수 있는 금속 이온원 장비를 구축, 철 이온빔 가속 및 조사기술을 확보했다. 이 장비는 철 화합물을 기체 상태로 이온화한 후, 전자기장으로 원하는 이온만 선별할 수 있는 이극전자석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철 이온을 초당 1000억 개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또 경수형 원자로 가 전 주기 운전했을 때 발생하는 손상 수준을 하루 만에 실험할 수 있어 다른 중성자조사시설과 비교해 국내 최고 수준임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앞서 연구팀은 2019년 중이온빔조사시설을 구축한 이후 아르곤, 헬륨 등 중이온빔 조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동원 원자력연 핵물리응용연구부장은 "철 이온빔 조사 서비스를 통해 가동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융용염원자로(MSR), 소듐냉각고속로(SFR) 등 차세대 원자로와 핵융합로 주요 재료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며 "철 이온에서 나아가 니켈 등 고난이도 이온원 추가 구축과 고온시험 환경 확보 등 세계적 수준의 이온빔 조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중이온빔조사시설을 이용해 원자로와 핵융합로 등 핵심 부품의 재료 손상을 측정하는 '철 이온빔 조사 서비스'를 내달부터 시작한다. 원자력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