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윌비스 한림법학원에서 민사소송법을 강의하는 이창한 교수는 디지털 교재를 활용한 지 벌써 수년째다. 초창기에는 종이책 교재가 아닌 태블릿에 담긴 디지털 교재로 하는 수업에 거부감을 보이는 학생들도 더러 있었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선호하는 학생들이 많다. 디스플레이 기술이나 필름 같은 보조 도구 성능이 향상됐을 뿐 아니라 디지털 필기 기능까지 고도화돼 학습과정에서 느끼는 불편은 거의 없다는 게 이 교수의 전언이다.
이 교수는 자신의 디지털 교재를 학습 전문 전자책 플랫폼인 '스콘(SCONN)'을 통해 발간하고 판매하고 있다. 디지털 필기 앱 '플렉슬(Flexcil)' 기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플랫폼과 협업해 필요한 기능을 추가로 만들 수도 있다. 이 교수가 가장 혁신적이라고 평가한 기능은 '판례 검색'이다. 수업 중 판례를 바로 찾아볼 수 있고, 원문과 요약, 해설까지 한 눈에 확인가능해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강사는 강의 준비가 간편해지고, 학생들은 판례의 맥락 이해가 용이해진다. 이 교수와 스콘 측은 추후 문서 간 이동, 판례 관련 주제를 링크로 연결해 확장하는 등의 기능도 공동으로 논의해 추가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이처럼 방대한 양의 학습서가 필요한 학원가와 대학가 등 학습시장의 디지털 전환이 한창이다.
유아동기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스마트 러닝'을 경험한 세대가 자연스럽게 태블릿 PC를 학습 도구로 인식하고 IT 기반의 디지털 학습이 보편화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디지털 교육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40여개 대학의 교재 3000여 종을 유통·관리하는 한국대학출판협회도 지난해 2학기부터 다양한 대학 교재를 디지털 교재 플랫폼으로 유통 영역을 넓혔다. 대학 교재 전문 출판사들도 자체 전자책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고, 교보문고는 올해부터 대학별, 학과별 대학교재 전자책 DB를 구축해 교재 쇼케이스를 별도 운영할 계획이다.
교보문고 전자책 사업팀이 분석한 결과 대학교재 종이책 대비 전자책 주문비중은 2022년 2.1%에서 지난해 5.6%로 2년 동안 배가 넘게 증가했다. 휴대성이나 다양한 기능이 주는 전자책의 편의성 때문에 교수자 사이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디지털 교육 시장규모는 2021년 8억1000만달러에서 올해 24억3000만달러로 성장하고, 내년에는 32억7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스콘을 운영하는 권정구 플렉슬 대표는 "전자책은 팬데믹 이후 태블릿 보급과 함께 폭발적인 수요로 각광을 받고 있다"며 "스콘은 출판사, 강사 등 콘텐츠 파트너들과 긴밀하게 협업해 학습 효과를 높이는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발함으로써 종이책과는 차별화되는 디지털 학습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