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戰서 생포된 북한군 리모씨 19일 인터뷰 공개 계기
"유학생 훈련인줄…'무인기 조종사 다 한국군'이라 속아"
외교부측 "자유의사(귀순) 존중…박해위협 속 송환 안돼"
국힘 "北포로 난민신청 적극 수용을"…野엔 친북색 비판
"유학생 훈련인줄…'무인기 조종사 다 한국군'이라 속아"
외교부측 "자유의사(귀순) 존중…박해위협 속 송환 안돼"
국힘 "北포로 난민신청 적극 수용을"…野엔 친북색 비판
국민의힘은 19일 호준석 대변인 논평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생포된 북한군 포로의 인터뷰가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드러난 사실은 예상보다 훨씬 충격적"이라며 "러시아의 무도한 침략전쟁에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군을 보내 도운 게 (북한)김정은 정권이다"면서 "북한군 포로의 눈물겨운 증언에 김정은 정권과 좌파는 답하라"고 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에 지난달 생포된 북한군 리모씨는 이날자로 공개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80%는 결심했다"면서 "우선 난민 신청을 해 대한민국에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된 북한군 포로가 한국 귀순 의지를 밝힌 첫 사례다. 리씨는 북한의 대외공작을 총괄하는 '정찰총국' 소속 병사라고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리씨는 "무인기 조종사가 몽땅 다 대한민국 군인"이란 보위부 요원 말에 속아 대한민국 군인과 싸운다고 생각하고 전투에 임했다고 한다. 약 500명 규모의 대대마다 보위부 요원이 1~2명씩 배치돼 북한군의 사상을 통제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10월초 북한을 떠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훈련하다 12월 중순 격전지인 쿠르스크에 이송됐다.
리씨는 러시아 파견 3개월 전부터 가족과 연락할 수 없어져 부모님도 파병 사실을 모른다고 했다. '무슨 이야기를 듣고 러시아에 왔느냐'는 물음엔 "'유학생으로 훈련한다'고, 전투에 참가할 줄은 몰랐다"고 답했다. 쿠르스크 도착 이후에야 전투 참여 사실을 알았고 지난달 1일부터 전장에 투입됐으며, 전우들 대부분은 희생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인기가 공격해와 날 구해준 사람 한명 두명 죽고, 그러면서 나 하나 살아남았다"며 "5명 있던 상태에서 5명이 몽땅 다 희생됐다"고 참상을 전했다. '자폭 지시' 여부에 대해선 "인민군대 안에서 포로는 변절이나 같다"며 수류탄이 있었다면 자폭했을 수 있었다고 했다. 자신이 포로가 된 사실을 정권이 알게 된 경우 부모의 안위도 걱정했다.
북한군 포로가 직접 귀순 의사를 표하면서 정부가 우크라이나 측과 귀순 협의를 시도할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군은 헌법상 우리 국민이며, 포로 송환 관련 개인의 자유의사 존중이 국제법과 관행에 부합할뿐만 아니라 '본인의 의사에 반해 박해받을 위협이 있는 곳으로 송환'돼선 안 된다고 본다"며 필요한 보호·지원 제공을 거론했다.
호준석 대변인은 "김정은 정권은 이들에게 '훈련 받으러 유학 간다'고 속여 전쟁터로 보냈다. 보위부는 '우크라에서 무인기로 북한군을 공격하는 건 모두 한국군'이라고 거짓말을 해 이들의 적개심을 키웠다. 군 복무 10년간 부모님은 한번도 보지 못했고, 파병 사실조차 모른다고 한다"며 "같은 민족 청년이 겪은 참상에 할말을 잃는다"고 개탄했다.
그는 "우리 정부는 북한군 포로들의 난민 신청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참혹하게 살아온 동포 청년들이 자유 대한민국에서 인간다운 삶을 시작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북·러 군사동맹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고 있다"며 "한반도에서 북한이 남침하면 러시아가 자동참전하게 된 게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 사유에 '북·중·러를 적대시하는 외교정책을 폈다'는 내용을 넣었다. 친이재명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파병했다는 근거가 빈약하다'며 현실을 부정하기까지 했다"며 "비뚤어진 역사관과 80년대 운동권 사상이 대한민국의 안보와 청년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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