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임기를 채우고 손태승 전 회장의 부당대출 사고 등 논란을 책임지고 수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이 갑자기 빠지면 거버넌스 관련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19일 서울시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금융당국) 입장에선 임 회장이 임기를 지키는 게 거버넌스가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좋다. 사석에서도 많이 밝혀왔다"며 "반대로 회장과 행장 입장에서 본인들이 직을 걸고 체질개선을 하고 환골탈태하도록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이 원장의 발언은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이 발생한 책임이 임 회장에게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임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다.
현재 진행 중인 우리금융에 대한 경영실태평가는 임 회장 임기와 상관없이 엄정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경영실태평가 도출 및 그 이후 이어질 (보험사 인수 등) 자회사 편입 문제 등은 원칙대로 엄정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지 않고 가산금리를 높게 유지 중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작년 10월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하 흐름이 올해 1분기부터는 어느 정도 효과를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당국 내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바람직하다는 공감대로 형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에 대해 "굉장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등에서 1000억원 단위 금융사고가 거론되는 건 각성해야 할 문제다. 금융사와 당국의 관계가 온정주의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최근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한 IBK기업은행에겐 강하게 질타했다. 이 원장은 "기업은행의 금융사고도 온정주의 문화, 일종의 외연확장 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우리 금융권이 수년간 외연확장을 하면서 수십조원의 이익을 거두는 번듯한 기업으로 보이지만 그만큼 내부가 단단해져 있는지는 고민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권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도 아쉽다는 평을 내리며 하나금융지주를 꼬집었다. 그는 "하나금융지주의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가 개선됐지만 국민이 보기에 논란이 될 수 있는 지점은 관련 규정 개정이 왜 불가피한지 등을 공유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