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근로소득세 개편 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기대선 정국을 앞두고 이재명 대표가 상속세법 개정 문제를 거론한데 이어 이번에는 근로소득세법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셈이다. 보수의 전유물처럼 여겨왔던 감세 문제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여 중도보수까지 포용하고, 국민의힘을 '극우'로 밀어내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18일 밤 페이스북에 '월급쟁이는 봉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물가 상승으로 명목임금만 오르고 실질임금은 오르지 않는 상황임에도, 누진세에 따라 세금은 계속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초부자들은 감세를 해주면서 월급쟁이들에 대해선 사실상 증세를 해 온 것인데, 고칠 문제가 아닌가 싶다"며 "어떻게들 생각하시나"라고 적었다.
이와 관련,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19일 SBS라디오에 나와 "말 그대로 월급쟁이들이 세금의 '봉' 같이 꼬박꼬박 원천징수가 되고 있지 않느냐"며 "반면 기업들에 대해서는 경제 상황에 따라 막대한 세금 공제 혜택을 주고 국가적 지원까지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진 의장은 '근로소득세 개편안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인가'라고 진행자가 질문하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조세부담에 형평성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민주당은 '월급 방위대'를 꾸려 이 같은 방향의 세제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한정애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월급 방위대'를 당내 특별위원회로 발족했다. 여기서 근로소득세 개편도 함께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 진 의장의 설명이다.
그간 보수 정치권에서 논의해왔던 감세 논의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스펙트럼을 중도보수까지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는 국민의힘을 '극우 정당'으로 밀어내, 전통적인 정치 지형을 깨겠다는 의도와도 연결된다. '보수 대 진보'의 구도가 아니라 '중도보수 대 극우'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18일 유튜브 '새날'에 출연해 "우리는 진보가 아니"라며 "앞으로 민주당은 중도보수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을 보라. 헌정 질서 파괴에 동조하고 상식이 없다"며 "집권당이 돼서 정책을 내지를 않고 야당 발목 잡는 게 일로, 보수집단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서 열린 '트럼프 시대 : 한미동맹과 조선산업·K-방산의 비전'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